발자국/시131 내 마음의 다락방/ 낭송 허광희 2017. 7. 16. 꽃마리 꽃마리 황여정 한적하고 외진 산길에 깨알처럼 피어난 꽃 너무 작아서 꽃인 줄도 몰랐던 그 꽃 오늘 처음 꽃마리하고 불러본다 언땅에서 키운 꿈이 동그랗게 번지는 풀섶 나는 행복, 나를 잊지말아요 오월 녹음속에 맴도는 이름 아린 눈을 씻으며 온종일 나무처럼 푸르다 2017.5.15.16:50 2017. 5. 11. 꽃의 뼈대 꽃의 뼈대 황여정 생을 부여 받는다는건 찬란한 천형이다 꽃비 흩날리던 봄날의 기억이 초롱한데 맨 몸의 빈가지를 버티는 겨울 벚꽃나무 가로수에서 꽃의 뼈대를 본다 늘 푸른 상록이란 빈곤을 상실한 온실의 기억 시간속에 발효를 상실한 부패처럼 어쩌면 계절을 버린 타성일지도 몰.. 2017. 3. 5. 3월 동백 황여정 남쪽 바닷가에 붉은 동백이 피었습니다 불현 듯 내 가슴에 그대 안부 그리워 봄 편지를 띄웁니다 세월이 가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겨울지난 꽃눈 같은 생각만으로 환해지는 마음이 있습니다 길을 떠나야겠지요 겨울을 보내는 2월의 애잔한 햇살, 뒷덜미 속에 담긴 슬픔을 .. 2017. 3. 5. 선물 선물 황여정 순간 내가 꽃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마음이 물결처럼 흔들리더니 활짝 웃음이 피었다 그 때 온기가 돌았다 사람의 마음이 열렸다 그렇구나 잠시 기쁨을 빌릴 수 있는 선물을 받고 싶다 정말 선물을 주시려나요 그러시다면 한송이 꽃을 보내주세요 오래도록 꽃앞에서 감사.. 2016. 10. 20. 한 생각 한 생각 황여정 여름나무처럼 잎이 푸르던 그때도 한 생각을 잡고 살았다 생각 없이 서 있는 나무도 비바람구름속에 건져 올린 햇살로 가뭇거리다가 푸른 바위처럼 묵묵하다가 한 움큼 눈물처럼 가을을 비워내고 서 있듯이 나를 이끈 끄나풀이 되었던 한 생각이 오늘은 목줄이 되어 나를.. 2016. 10. 5. 코스모스우체통 코스모스 우체통* 가을바람에 몸을 흔들며 느릿느릿 걸어온 기차가 멈추면 플랫폼 가득 코스모스가 반기는 간이역 여름을 건너온 거친 숨결이 숨을 고르는 계절, 가을 길 따라 나선 서정이 한갓지고 맑다 제 속을 열어야 피울 수 있는 꽃처럼 켜켜이 묵은 이야기 툭툭 던져야 가을이 필 .. 2016. 10. 4. 다산초당길 다산초당길 황여정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길 말벗을 찾아 오가던 애틋한 그리움의 길이라기에 마음 뜨락 빗질하며 고요를 챙겼지요 발자국마다 다산과 혜장의 긴 회포가 얼레처럼 봄빛에 풀리는 길 솔바람에도 쫑긋거리던 기다림은 스마트폰 속에 저장이 되고 강진만 해풍.. 2016. 9. 3. 산토리니 산토리니* 황여정 토요일 오전 10시 기분 좋은 게으름 속에 빠져들면 걸어서 세계 속으로 떠나는 TV속의 여행 그리스 산토리니의 하얀 지붕들이 연인들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청록의 바다를 안고 있는 카페 테라스 기차는 8시에 떠난다**고 울먹인다 아! 이 아름다운 시각에 오누이처럼 손.. 2016. 9. 2. 이전 1 ··· 3 4 5 6 7 8 9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