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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산토리니

by 매화연가 2016. 9. 2.




산토리니*

 

황여정

 

토요일 오전 10

기분 좋은 게으름 속에 빠져들면

걸어서 세계 속으로 떠나는 TV속의 여행

그리스 산토리니의 하얀 지붕들이

연인들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청록의 바다를 안고 있는 카페 테라스

기차는 8시에 떠난다**고 울먹인다


! 이 아름다운 시각에

오누이처럼 손잡고 살아간다는

내 친구가 남편을 땅에 묻고 울고 있다

미워하지만 든든한 버팀목으로

옆에서 서로를 견디어 주던 부부

떠나버린 기차처럼 이제 다시 잡을 수 없는 그 손

 

아름다운 풍경과 맛난 음식 앞에서

한 없이 그리워지는 우리들의 연인

그리움이 되기도 하고

아린 상흔 같기도 하던가 또한 위로였던가

배부른 식단같기도한 우리들의 연인은

푸르시안 불루빛 바다에 마음을 적시며

지금도 걸어서 세계 속으로 떠난다

 

 

*산토리니 :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 최남단의 섬

**기차는 8시에 떠나네 : 그리스 음악의 거장

Mikis Theodorakis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작곡을 하고

M.Sop Agnes Baltsa(아그네스 발차)등 여러명의 가수들이 연주한 곡




2016.9.1.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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