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초당길
황여정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길
말벗을 찾아 오가던
애틋한 그리움의 길이라기에
마음 뜨락 빗질하며 고요를 챙겼지요
발자국마다 다산과 혜장의
긴 회포가 얼레처럼 봄빛에 풀리는 길
솔바람에도 쫑긋거리던 기다림은
스마트폰 속에 저장이 되고
강진만 해풍에 한눈을 팔았지요
오솔길 먼발치에서
다산초당의 두런거림이 들릴 무렵
‘이 길은 벗을 찾아가는 설렘이
아름답습니다.
찾아갈 친구가 있음은 눈물 나게
행복합니다.’라는 강진군의 안내판 앞에서
말을 잃고
한편의 시도 잃고 말았습니다
2016.4.22.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