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시131 제33회 글과 그림전 2024년 글과 그림전 오픈식 시간 : 2024년 8월 26일 4시장소 : 대구 아트웨이 오픈갤러리 (지하철 2호선 범어역 8번, 9번 출구 )전시 : 총 82점 글과 그림 (2024년 제작된 작품46, 개인 소장 작품 36점) 2024. 8. 27. 제33회 글과 그림전 참여 작품 2024년 글과 그림전 오픈식 시간 : 2024년 8월 26일 4시장소 : 대구 아트웨이 오픈갤러리 (지하철 2호선 범어역 8번, 9번 출구 )전시 : 총 82점 글과 그림 (2024년 제작된 작품 46, 개인 소장 작품 36점) 2024. 8. 27. 저녁안부 저녁안부 황여정 오랫동안 안부를 전하지 못했어 아침은 언제나 밖으로 열리고 낯선 하루를 맞이하느라 바쁘기만 했지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그들이 내게 먼저 안부를 물어 왔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내 답은 달라졌어 하루여 나를 싣고 가는 하루여 오늘은 내게 안부를 묻고 싶네 어둠에 머리를 누이고 여름 숲같이 무성한 날들을 떠올리면 항아리 속 김치처럼 곰삭은 시간들 잘 익었다고 칭찬해 주고 싶네 이제는 가시를 빼고 부드러워져야만 해 가시는 언제나 살아가는 날을 부끄럽고 야위게 만들어 서늘한 눈빛으로 익어가는 가을 나무들 가장 아름다운 옷으로 제 몸을 치장하며 겨울 속으로 걸어가는 이 시간 오늘은 낯선 하루에게 몇 번이나 웃어 주었는지 묻고 싶네 *************************************.. 2023. 12. 19. 끌림 끌림 황여정 15층 허공 베란다에 놓인 꽃들이 모두 창가로 얼굴을 내민다 밝은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끌림, 그대 마음속에 햇살 같은 밝음 혹은 따스함 한 자락이 사람을 부른다 먼 빛에도 흔들리는 나뭇잎 같은 그리움은 그대 눈빛숙에 깃든 맑은 바람이다 해마다 길을 잃지 않고 찾아오는 꽃들 아랫목 같은 온기의 끌림에 따라온다 ********************************************** 가끔 사람도 걸어다니는 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식물이 해바라기를 하듯이 살아있는 감성도 따뜻함쪽으로 기운다 마음이 간다라는 말, 그러하지 않나요? 2023. 12. 18. 미안하다 미안하다 황여졍 물 빠진 순천만 갈대숲에서 뒤뚱거리는 짱뚱어를 본다 온몸을 진흙에 맡긴 채 구멍 속으로 들락거리며 술래잡기를 한다 뻘 속에서 뻘을 닦아내려 뻘밭을 기어 다닌 날들 좀처럼 열리지 않는 문짝은 너무 완강하거나 이미 녹슬어 상처를 남겼지 긴 시간들이 순천만 노을에 젖어든다 아, 짱뚱어 같기도 했던가 갈대꽃 스치는 바람이기도 했던가 그때는 정오쯤이기도 했던가 그래, 지금은 다 미안하다 **************************************************************************** 지난 날이 다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때면 우리는 서로서로 가야할 길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느슨하게 열린 몸도 마음도 이제는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 지금은 다 .. 2023. 12. 18. 그리움을 팔다 그리움을 팔다 황여정 11월이 저물어 가면 노을도 장작불처럼 붉게 타오른다 술향기 처럼 익어가던 숲은 단풍을 걸러내고 나무는 점차 빈약해 지는 데 어쩌자고 나는 우물처럼 자꾸 깊어만 가는지 아직은 마지막이 아니라는 여유는 변명이고 억지처럼 매달려 빈 들녘에 눈물을 쏟는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바람을 타는 마음은 자주 흔들리고 아프다 12월이 오기전에 이제 그리움을 팔아야 겠다 술과 노래로 치장한 시간들은 너무 익어서 허물어지고 삭아내리는 이 아득한 계절 뼈대만 남은 나무들에게 내 그리움을 전매한다 시집, 저녁안부, 14쪽 2023. 12. 14. 묵언 묵언 황여정 철지난 연밥이 연지에서 묵언 수행중이다 나는 꽃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이 겨울의 적막을 잠시 흔들어 본다 떠나가 버린 것에 대한 예의는 생각에서 지워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더 이름을 불러 주는 것이리라 무성하던 푸름, 젊음이 지난 자리 한때는 모두가 꽃의 계절을 누렸을 그때 설핏한 기억이 강물처럼 흐른다 마른 꽃대궁들 저마다 홀로 견디는 연지 초록이 잠든 자리는 외롭지 않은 것이 없다 시집, 저녁안부,13쪽 2023. 12. 14. 측백나무에 대한 나의 고찰 측백나무에 대한 나의 고찰 황여정 해거름 집으로 가는 길에 찰랑거리는 측백나무 잎을 만지면 손바닥을 간질이며 웃어 주는 나무가 유년의 기억 속에 살아있지만 오늘은 아찔한 절벽에 뿌리내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살아온 도동측백나무 숲의 시간을 더듬어 본다. 그래, 견디며 버티었을 거야. 누구나 그러하듯이 산다는 것은 시간을 건너가는 일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눈물 아닌 것이 없다. 남루한 눈물의 자리 벼랑 끝에 우뚝 선 천연기념물 제1호 도동 향산 순림純林¹의 측백 숲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1. 순림 : 80% 이상이 한 종류 나무로만 이루어진 숲 2023.8.5. 18:13 2023. 8. 5. 산수유 산수유 황여정 겨우내 알을 품고 있었네 그 나무. 봄빛 스친 자리마다 노랑 병아리 깃을 털고 나온다. 천방지축으로 파닥이는 날개짓에 골짜기 점령당하고 겨우내 근질근질하던 사람들 발걸음이 바쁘다. 산수유 노랑 병아리 눈을 뜨면 어질어질 봄날도 기지개를 켠다. 2023. 3. 17. 이전 1 2 3 4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