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백나무에 대한 나의 고찰
황여정
해거름 집으로 가는 길에
찰랑거리는 측백나무 잎을 만지면
손바닥을 간질이며 웃어 주는 나무가
유년의 기억 속에 살아있지만
오늘은 아찔한 절벽에 뿌리내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살아온
도동측백나무 숲의 시간을 더듬어 본다.
그래, 견디며 버티었을 거야.
누구나 그러하듯이
산다는 것은 시간을 건너가는 일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눈물 아닌 것이 없다.
남루한 눈물의 자리 벼랑 끝에 우뚝 선
천연기념물 제1호
도동 향산 순림純林¹의 측백 숲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1. 순림 : 80% 이상이 한 종류 나무로만 이루어진 숲
2023.8.5.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