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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131

한 폭의 그림이 되거라 한 폭의 그림이 되거라 황여정 박물관대학에서 불교그림 공부를 하는 시간 아주 작고 퇴색해서 가물가물한 선을 살얼음판처럼 돋보기로 건너간다 세세하게 그려진 봉황새와 주위에 둘러선 부처의 손 모양과 자태 선의 굵기와 색의 재료와 색깔들이 건져 올린 아침처럼 마음에 환하다 삭.. 2016. 9. 2.
가을 숲에서 가을 숲에서 황여정 이제 들립니다 당신의 숨겨둔 금빛 언어가 제 마음에 들어옵니다 한 무리의 바람 같기도 하고 한 줌의 소나기 같기도 하던 시간들 골목길을 서성거리던 발걸음이 저무는 날 제 집으로 돌아오는 평안이 보입니다 시방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 있었는지 우리의 눈빛이 무.. 2016. 8. 15.
내 마음의 다락방 내 마음의 다락방 황여정 어스름 내리는 저녁 창가에 앉으면 이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네 밝음 속에서 각각의 모습으로 나타나던 그 모든 것들이 발목부터 차오르는 어둠에 잠기며 서로가 서로에게 감싸이듯 젖어드는 화평의 시간 일상에서 벗어난 그곳에서 열리는 조그만 다락.. 2016. 8. 14.
가을을 보내며/황여정 가을을 보내며 황여정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당신의 마음입니다라는 말이 얼마나 거짓인지 나는 오늘 알았습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은 마음보다 함께 해 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리도 고운 가을 햇살과 햇빛에 반짝이는 물든 잎새들을 보며 곁에 있지 못한 당신 그리움으로 가.. 2016. 8. 14.
그늘/황여정 그늘 -제38회 심상해변시인학교에서 황 여 정 7월의 숲 푸른 그늘에 새들의 소리 바람을 흔들고 오래된 물소리 평화로운 여기 구름에 달 가듯 100년 거목의 깊은 그늘아래 청노루 맑은 눈빛 사람들이 모였다 언제부터인가 님의 깊은 그늘 속에서 나는 마음을 뉘이기도하고 푸른 이파리 같.. 2016. 7. 11.
세방리 낙조 세방리 낙조를 보며 황여정 낙조가 아름다운 진도 세방리 전망대에 가면 삼킨 울음 같은 노을빛 저문 날을 잠재우는 바다를 만난다 다시 젊어지고 싶으냐고 누가 물어온다면 아니 아니야 잠 못 들어 밤을 새워도 다음 날 일찍 일어날 걱정 없고 아침에 비가 내려도 눈이 내려도 바람이 불.. 2016. 5. 17.
얼레지 얼레지 곧추세운 꽃대 단아한 기상으로 뻗쳐오르다 움칫 고개 떨군 수줍은 몸짓 날아 갈 듯 환한 웃음 봄볕에 눈이 부시다. 돌아보면 꽃잎마다 웃고 있어도 멍울멍울 아픈 자국 보듬은 속내 얼룩진 잎새마다 어룽어룽 눈물 어려 솟구치다 멈춘 자태 봄바람에 가슴이 아리다. 2016. 5. 17.
인동주 마을 홍어 인동주 마을¹ 홍어 황여정 그 맛 참 멀기도 하다 흑산도 칠레 아르헨티나 바다 건너서 오기도 힘들지만 서울에서 목포까지 한나절이나 달려가서 만나야하는 설렘도 깊고 멀었다 원래 기다림이란 생배추가 소금에 절여지는 시간 아니 나를 버리고 다시 태어날 때 얻을 수 있는 것들 김치.. 2016. 5. 8.
다산초당 가는 길 다산초당 가는 길 황여정 말벗이 그리워 밤낮으로 오가던 오솔길 냉이밭에 흰 나비¹는 없지만 솔향같은 여운 그리움의 길따라 푸른 방울 흔들며 걸어갑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주는 기쁨으로 한 세월을 살다간 두 사람 나무사이로 흘러드는 봄볕에 주머니속 그리움을 발자국마다 .. 2016.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