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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131

오월의 강 오월의 강 황여정 햇살에 볼을 부비는 새순처럼 푸른 심장을 가진 나무처럼 초록의 강을 건너는 오월은 아침처럼 반갑다 푸른 옹알이로 봄을 깨우는 나무들 마음도 나무 닮아 조금씩 그늘을 지우고 얇아지는 미움 또는 무채색의 표정을 닦아내면 바람속을 헤엄치는 한 마리 물고기 초록.. 2018. 5. 14.
봄 꽃 봄꽃 황여정 얼음장 밑에서 나를 기다려 준 이 누구던가 처음 눈 마주칠 때 제 속을 열어 웃어주던 이 누구던가 가까이 가지 않아도 향기로 마음을 전하던 이 누구던가 어둠속에서 눈물을 다독거리며 자늑자늑 건너온 겨울 강, 돋을볕처럼 환하게 열리는 봄날 봄꽃처럼 나 누군가에게 기.. 2018. 3. 17.
3월의 눈 3월의 눈 황여정 경칩도 지난 3월에 아침부터 눈이 내린다 8년 만에 내리는 봄눈이다 어제 본 영화 속 알프스 산 아래 마을처럼 나무도 길도 먼 나라 풍경이다 한나절 펑펑 선심 쓰듯 내리던 눈이 멎자 산수유 꽃봉오리가 눈 속에서 단물을 들이키며 방긋방긋 웃는다 겨울 가뭄에 목이 마.. 2018. 3. 8.
또, 봄 또, 봄 황여정 경칩이 지나자 바람이 한결 부드럽다 해마다 오는 봄, 또 봄이다 맑고 밝은 기운이 툴툴 마음속의 먼지를 털어낸다 어느 골짜기 산수유가 꽃눈으로 봄물을 들이겠다 2월의 애잔한 햇살에 마음이 서늘해도 나무들 서둘러 봄눈을 틔우는 3월 , 또 봄이 오면 흐르는 물처럼 순.. 2018. 3. 8.
묵언 묵언 황여정 철지난 연밥이 연지에서 묵언 수행중이다 나는 꽃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이 겨울의 적막을 잠시 흔들어 본다 떠나가 버린 것에 대한 예의는 생각에서 지워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더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리라 무성하던 푸름, 젊음이 지난 자리 한 때는 모두가 꽃의 계.. 2018. 1. 31.
날마다 열어가는 새 아침 /2015년 기사 날마다 열어가는 새 아침 황 여 정 태초에 하늘이 열리던 그 붉고 힘찬 기운으로 압독국의 얼과 슬기를 이어받은 이 고장 무학산 동쪽 하늘이 열리며 크고 붉은 해가 떠오릅니다 낮은 자리 높은 자리 동서남북 골고루 나누어질 한량없는 기운 그 힘찬 기운을 안고 을미년 붉은 해가 떠오.. 2018. 1. 22.
피서 피서 황여정 바람기도 물소리도 하얗게 말라버린 지독한 열기 목줄매인 짐승처럼 벗어날 수 없는 여름의 한가운데 나무들이 내어준 숲길을 걷는다 나무들이 내어주는 숲길은 실은 나무들이 잘려나간 상흔의 자리다 가슴에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가지고 있을 때 남에게 길을 틔어 줄 수 있.. 2017. 8. 23.
결, 동굴속의 전설 결, 동굴속의 전설 황여정 어둠에 갇힌 시간의 발 자국을 따라간다 거북이용망부석동굴산호쌍방아공이극락전무량탑부부상구봉팔문삼봉바위 석문연화석주해탈문구룡폭포성모마리아상돌기둥아기코끼리500나한상 지루박사천왕상제비집연화석화천하대장군만물상궁전코끼리고니투구 .. 2017. 8. 23.
가을 숲에서/ 낭송 오지현 2017.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