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황여정
순간
내가 꽃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마음이 물결처럼 흔들리더니
활짝 웃음이 피었다
그 때
온기가 돌았다
사람의 마음이 열렸다
그렇구나
잠시 기쁨을 빌릴 수 있는
선물을 받고 싶다
정말
선물을 주시려나요
그러시다면
한송이 꽃을 보내주세요
오래도록 꽃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올리렵니다
태초의 생명, 씨눈이
눈뜨도록 도와 준 어둠도 챙기렵니다
기적처럼
봄이 옵니다
따스한 기운은 마음을 열어 준다지요
사방에서 문을 열고
속속들이 감춰진 내밀한 그 곳
보금자리로 초대하네요
아름다운 언어로 주고 받는 인사
향기는 꽃의 언어인가요
내게 선물을 주시려거든
활짝 핀
한송이 꽃을 보내주세요
나
살아있는 동안
아침마다 나팔꽃 같은 웃음을
그대에게 보내렵니다
2016.10.20. 1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