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자국/시

선물

by 매화연가 2016. 10. 20.


선물

 

황여정

 

순간

내가 꽃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마음이 물결처럼 흔들리더니

활짝 웃음이 피었다

 

그 때

온기가 돌았다

사람의 마음이 열렸다

 

그렇구나

잠시 기쁨을 빌릴 수 있는

선물을 받고 싶다

 

정말

선물을 주시려나요

그러시다면

한송이 꽃을 보내주세요

오래도록 꽃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올리렵니다

태초의 생명, 씨눈이

눈뜨도록 도와 준 어둠도 챙기렵니다

기적처럼

봄이 옵니다

따스한 기운은 마음을 열어 준다지요

사방에서 문을 열고

속속들이 감춰진 내밀한 그 곳

보금자리로 초대하네요

아름다운 언어로 주고 받는 인사

향기는 꽃의 언어인가요

내게 선물을 주시려거든

활짝 핀

한송이 꽃을 보내주세요

 

살아있는 동안

아침마다 나팔꽃 같은 웃음을

그대에게 보내렵니다

 

 

 

 

2016.10.20. 13:48


'발자국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의 뼈대  (0) 2017.03.05
3월  (0) 2017.03.05
한 생각  (0) 2016.10.05
코스모스우체통  (0) 2016.10.04
다산초당길  (0) 2016.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