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황여정
남쪽 바닷가에
붉은 동백이 피었습니다
불현 듯
내 가슴에 그대 안부 그리워
봄 편지를 띄웁니다
세월이 가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겨울지난 꽃눈 같은
생각만으로 환해지는 마음이 있습니다
길을 떠나야겠지요
겨울을 보내는 2월의 애잔한 햇살,
뒷덜미 속에 담긴 슬픔을 비워내고
마음을 추스르면
조금은 쓸쓸하고
삐쳐있던 마음이 보입니다
계절의 순환처럼
시시때때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길
3월의 꽃눈 속에 다 보입니다
남쪽 바닷가
붉은 동백이 그대에게
안부의 길을 열어놓습니다
2017.3.5.1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