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자국/여행422

봄의 왈츠가 시작되다 2023.3.15. 하동 악양평야, 홍쌍리 농원 해마다 매화꽃이 피면 찾아오고 벚꽃이 피면 찾아오던 하동이다. 악양들 가운데 서 있는 부부송을 찍기 위해서도 여러 번 왔었다. 오늘은 악양들을 가로질러 들가운데서 부부송을 바라보며 트레킹을 한다. 박경리 선생께서 소설의 배경이 될만한 곳을 찾아다니시다가 하동 악양들을 보고 토지를 구상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으로 알았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한없이 넓은 들판이다. 늘 찾아가던 최참판댁이 아니고 오늘은 악양들판을 지나간다. 스타웨이 스카이워크에 올라가면 섬진강줄기와 악양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곳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라도 한번 올라가 볼만한 곳이다. 주차장이 협소하여 휴일에는 몰리는 차들 때문에 차를 돌려 나오기도 한다.. 2023. 3. 16.
산수유가 시집을 오다 2023.3.15. 구례 산동 산수유 마을 요란스럽지 않다. 먼 빛으로 비치는 노란색의 조용한 발걸음이지만 자꾸 눈길을 끈다. 굳이 꽃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색으로 오는 봄꽃이다. 산동에 갔다 온 사람들이 말하길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다고 한다. 맞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산수유 꽃이 물결을 이룬다. 오늘은 구름도 예쁘고 하늘도 파랗고 햇살도 밝다. 산수유꽃이 제대로 봄을 물들이고 있다. 구례산수유 사진을 찍느라 여러 번 왔었다. 매번 상위 마을과 그 주변을 훑으며 사진을 찍었다. 산수유 시조목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는데 오늘은 시조목과 현천 마을을 트레킹 한다. 제철을 만난 관광지인데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아서 좋다. 야트막한 산길 곳곳에 산수유며 매화가 활짝 피어있다. 뒷동.. 2023. 3. 16.
생애 첫 발자국, 사량도 2023.3.7. 사량도 옥녀봉에 오름을 목표로 갔다. 긴가민가 하던 자신감은 주위의 만류로 폭삭 주저 앉았다. 7부 정도 남아있던 욕망이 자꾸 고개를 쳐 들지만 고동산 둘레길에서 훠이훠이 날려 버렸다. 노루귀가 낙엽속에서 반짝하고 웃었다. 아기 울음처럼 뚝 그쳐지지않는 옥녀봉 오름, 정말 안될까? 저 멀리 보이는 옥녀봉, 흔들다리 지나서 바위에 매달리고 네발로 기어서 간다는 능선이 눈앞에 보인다. 길가에 핀 매화꽃을 보면서도 마음은 옥녀봉을 넘나들고 있네. 공기가 맑은 섬에서는 꽃도 더 맑게 핀다. 바람이 없는 양지바른 곳에 진달래가 무더기로 피어 있다. 화전을 부쳐서 친구들을 부르고 싶다. 소녀같은 마음들이 모여서 소녀처럼 웃고 싶다. 자세히 보아야 예쁜 우리 꽃, 노루귀가 낙엽속에 방긋 웃고 있다... 2023. 3. 9.
일억 년 전의 발자국, 상족암 2023.3.6. 고성 상족암 파도 소리만 들어도 해안길은 아름답다. 곳곳에 비경을 숨겨둔 장소도 있다. 병풍처럼 세워진 바위도 있고 바닷물에 씻긴 몽돌도 있고 파도에 실려온 파래도 해풍에 갯내음을 풍긴다. 오래전에 공룡이 살았던 상족암으로 간다. 거의 20여 년 전에는 물때가 맞아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테크를 놓아서 아주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 변하거나 변치 않거나 다 자연이 하는 일이다. 공룡이 남긴 발자국 흔적도 자연이 해 놓은 일이고 켜켜이 쌓인 절벽도 자연이 해 낸 일이다. 일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는 현장에 인생샷을 남기려 간다. 그 이상의 의미를 추구하기에 내 지식은 너무 얄팍하고 상상은 이미 편견으로 견고하게 굳어있다. 일명 '쌍발이'라고도 불리는데, 수.. 2023. 3. 8.
봄, 그곳에 있었네 2023.3.6. 문수암 - 학동마을 -소을비포진성 날씨가 따뜻하다. 추울까봐 껴 입은 옷들이 무겁다. 아직 봄을 노래하기는 이르지만 눈은 벌써부터 봄을 기웃거린지 오래다. 어디 푸른 기운이 돋나? 새싹? 꽃 망울? 아, 산책길에도 쑥은 돋아 났었지.따뜻해진 날씨때문에 시야는 흐리다. 한려수도 조망을 기대한 문수암에서 우리는 하늘인지 바다인지 분간이 안되는 희뿌연 공간을 아쉬워 하며 담장이 아름다운 학동마을로 내려왔다. 사람이 살지 않을 것 같은 슬레이트 지붕 집 뒤로 매화가 피었다. 나 여기 있어요. 봄을 전해드리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환하게 웃으며 매화꽃이 반긴다. 아직 찬바람이 남아있는 이 계절의 길목에서 어쩌자고 가장 먼저 피어나 와롭게 봄을 맞이하고 있나? 그래, 우리가 왔다. 매화꽃 가지마다.. 2023. 3. 8.
화진포항 2023.2.3. 무심재 트레킹 참으로 멀다. 멀어서 더 그리운 걸까? 동해바다 푸른 물결은 어디나 다 속 시원한 맛이 있지만 유독 화진포 해변이 더 그립고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멀어서 그런 것 같다. 오기 힘드니까 더 오고 싶은 , 아마도 그런 걸까?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모자란 잠을 보충하느라 버스에 오르면 일단 휴게소에 정차할 때까지 꿀잠을 잔다. 그래서 멀고 먼 강원도 최북단이지만 멀다고 느끼지 못한다.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색다른 풍경이 전개되고 설레는 마음과 함께 잠이 깨고 걸을 준비를 하고 일행들과 휩쓸려 열심히 걷기에 집중을 한다. 거진항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김일성 별장으로 해서 화진포로 간다. 중간에 눈 쌓인 길도 있지만 아이젠을 몇 번이나 신었다 벗었다 하면서 걸었다. 화진포 .. 2023. 2. 4.
거진항과 백도 2023.2.3. 동해 최북단 산과 바닷길 트레킹 동해 바다로 간다. 최북단에 있는 화진포해변을 걷는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시원하다. 하지만 아침 5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은 고역이다. 새벽에 숙면을 하는 나는 하루전 부터 비상이다. 바다를 보거나 산길을 걷고 집에 오면 며칠 동안 온몸이 그렇게 상쾌할 수 가 없다. 그래서 확신을 가지고 또 간다. 역시 몸과 마음이 맑고 가볍다. 거진항에서 올라가는숲길 트레킹이다. 처음 올라가는 길은 가팔랐지만 조금 걷다보면 능선이 나오고 눈덮힌 설악이 마주 보이고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눈덮힌 산은 언제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한다. 골짜기 마다 늠늠한 자태로 각을 잡고 있는 모습이 깊이있게 와 닿는다. 사람살이 처럼 산길도 양지와 음지가 있다. 누가.. 2023. 2. 4.
겨울 수채화 /자작나무 2023.1.26. 인제 원대리 다시 찾아가다 자작나무를 사랑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순백의 표피로 늠름하게 겨울을 버티는 나무, 이름만 들어도 멋짐이 느껴지는 나무가 자작나무다. 그 자작나무숲이 인제 원대리에 있다. 국내에서 조성된 자작나무 숲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이다. 아주 오래전에 사진동호회에서 출사를 갔었는데 아주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오름길이 가파르고 3.8km나 되는 먼 길이다. 그래서 늘 가고 싶었지만 감히 마음을 내지 못하던 곳인데 오늘 용기를 내었다. 역시 오름길은 가파르고 자작나무 숲 까지는 산굽이를 돌아도 돌아도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천천히 , 마침내 자작나무 숲에 도착을 했다. 나무는 그냥 그 자리에 기도하듯 고요한 자태로 머물러 있다. 이 겨울에도 눈길을 밟고 올라온 사람.. 2023. 1. 27.
겨울 수채화/비밀의 정원 2023.1.26. 눈 덮인 겨울 산하를 헤매다 어제부터 일기예보에 신경이 쓰인다. 오늘 새벽부터 눈이 온다는데 지하철까지 어떻게 가나 걱정이 되었다.버스가 운행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우려였다. 눈이 내리긴 하나 버스가 운행되지 않을 정도로 심하지 않았다. 서울을 벗어나자 산과 들이 하얗다. 눈길에 미끄럼 걱정으로 옴짝 않고 집에 있었는데 이곳은 온통 설경으로 겨울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소양강이 꽁꽁 얼었다. 얼음낚시하는 곳에 내려서 잠깐 강위를 걸었다. 강위에는 얼음낚시를 위해 구멍을 뚫기도 하고 빙판을 고르느라고 사람들이 여기 저기 움직이고 있다. 얼음강 한편에서는 군인들이 빙판 위에서 축구 대회를 한다고도 한다. 집에 있을때는 춥다고 웅크리고만 있었는데 눈밭에서도 얼음 위에서도 놀이는 .. 2023.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