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자국/여행

산수유가 시집을 오다

by 매화연가 2023. 3. 16.

2023.3.15. 구례 산동 산수유 마을

 

요란스럽지 않다. 먼 빛으로 비치는 노란색의 조용한 발걸음이지만 자꾸 눈길을 끈다.   굳이 꽃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색으로 오는 봄꽃이다. 산동에 갔다 온 사람들이 말하길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다고 한다. 맞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산수유 꽃이 물결을 이룬다. 오늘은 구름도 예쁘고 하늘도 파랗고 햇살도 밝다. 산수유꽃이 제대로 봄을 물들이고 있다.

구례산수유 사진을 찍느라 여러 번 왔었다. 매번 상위 마을과 그 주변을 훑으며 사진을 찍었다. 산수유 시조목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는데 오늘은 시조목과 현천 마을을 트레킹 한다. 제철을 만난 관광지인데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아서 좋다. 야트막한 산길 곳곳에 산수유며 매화가 활짝 피어있다. 뒷동산 같은 시골길 봄풍경이다.   

 

점묘파 화가의 그림처럼 작은 꽃들이 이루는 산수유 꽃 색깔은 은은해서 더욱 좋다 

 

 

중국 산동에서 시집온 처녀가 고향을 잊지 않기 위해 산수유 씨앗을 가지고 와서 이곳에 심었다고 한다. 산통이라는 지명도 그래서 생긴 것이고 마침 이곳 토양이 모래와 흙이 알맞게 섞여있고 물 빠짐이 좋을 뿐만 아니라 일교차가 커서 산수유가 잘 자랐다고 한다. 집집마다 산수유나무로 학비를 대고 생계를 이어나가는데 큰 몫을 했고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산수유재배지이며 고목으로 자란 산수유나무와 골짜기를 흐르는 물과 돌담으로 마을의 아름다운 경관이 관광객의 발길을 끈다. 

 

 

 

 

 

 

 

 

 

 

 

 

 

 

1000년의 수령을 가진 산수유 시목이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받고 있으며 주변도 경관을 정리하여 깔끔하다

 

 

 

 

 

 

 

 

 

 

 

 

 

 

 

 

 

 

 

 

 

 

속이 다 드러나 보이는 산수유나무를 보며 마을과 함께 세월을 엮어 나가는 흔적을 본다

 

골목을 벗어 나오데 나무 그늘아래 복수초를 만났다. 민들레처럼 밝고 환하게 피어있다.

 

'발자국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문도, 먼바다까지  (0) 2023.04.02
봄의 왈츠가 시작되다  (0) 2023.03.16
생애 첫 발자국, 사량도  (0) 2023.03.09
일억 년 전의 발자국, 상족암  (0) 2023.03.08
봄, 그곳에 있었네  (0) 2023.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