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왈츠가 시작되다

2023.3.15. 하동 악양평야, 홍쌍리 농원 

 

해마다 매화꽃이 피면 찾아오고 벚꽃이 피면 찾아오던 하동이다. 악양들 가운데 서 있는 부부송을 찍기 위해서도 여러 번 왔었다. 오늘은 악양들을 가로질러 들가운데서 부부송을 바라보며 트레킹을 한다. 박경리 선생께서 소설의 배경이 될만한 곳을 찾아다니시다가 하동 악양들을 보고 토지를 구상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으로 알았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한없이 넓은 들판이다. 늘 찾아가던 최참판댁이 아니고 오늘은 악양들판을 지나간다.

 

 

 

스타웨이 스카이워크에 올라가면 섬진강줄기와 악양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곳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라도 한번 올라가 볼만한 곳이다. 주차장이 협소하여 휴일에는 몰리는 차들 때문에 차를 돌려 나오기도 한다고 한다.

 

 

 

 

섬진강 강변에 내려 모래밭을 걸어본다는 희망을 안고 왔는데 아무도 내려가지를 않는다. 길 위에서 멀거니 내려다보고 있기만 하네. 모래는 너무나 곱고 부드럽다. 맨발로 걸어본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은데, 나 혼자 강변을 서성이다 강둑으로 올라왔다. 무심재 선생님이 오셨더라면 아마도 강변으로 내려가서 걷기를 권했을지도 모른다.

 

 

 

 

 

 

 

 

 

하동의 봄은 공연이 시작된 무대 위처럼 밝고 환하다. 관람객은 끊임없이 줄지어 들어오고 무대 위에는 꽃들의 향연이 눈부시다. 동네는 온통 흰 매화꽃으로 꽃대궐을 이루고 코끝으로 스치는 매화 향기는 유혹의 끝판처럼 사람을 이끈다.

 

 

 

 

 

 

 

 

 

 

 

 

 

 

 

매화꽃 만개다. 산등성이 마다 꽃불로 피어나고 있다. 봄햇살이 좋아라 춤을 춘다. 섬진강도 좋아라 춤을 춘다. 한바탕 봄의 왈츠가 시작되었다. 천지에 가득한 이 에너지는 어디에서 왔나? 꽃대궐 속에서 호사를 누리는 하루가 복에 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