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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여행

일억 년 전의 발자국, 상족암

by 매화연가 2023. 3. 8.

2023.3.6. 고성 상족암 

 

파도 소리만 들어도 해안길은 아름답다. 곳곳에 비경을 숨겨둔 장소도 있다. 병풍처럼 세워진 바위도 있고 바닷물에 씻긴 몽돌도 있고  파도에 실려온 파래도 해풍에 갯내음을 풍긴다.  오래전에 공룡이 살았던 상족암으로 간다. 거의 20여 년 전에는 물때가 맞아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테크를 놓아서 아주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 변하거나 변치 않거나 다 자연이 하는 일이다. 공룡이 남긴 발자국 흔적도 자연이 해 놓은 일이고 켜켜이 쌓인  절벽도 자연이 해 낸 일이다. 일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는 현장에 인생샷을 남기려 간다. 그 이상의 의미를 추구하기에 내 지식은 너무 얄팍하고 상상은 이미  편견으로 견고하게 굳어있다.  

 

 

 

 

 

 

 

 

 

 

 

 

 

 

 

 

 

 

일명 '쌍발이'라고도 불리는데, 수만 권의 책을 켜켜이 쌓은 듯한 수성암 절벽이 우뚝 솟아 있어 마치 변산 반도의 채석강을 옮겨 놓은 것처럼 기묘하고도 웅장한 느낌을 준다. 이 부근의 6km쯤에 이르는 바닷가에는 중생대 백악기(1억 4,000만∼6,500만 년 전) 무렵 한반도에 살았던 공룡과 새의 발자국이 3,000여 개나 남아 있다. 또한 상족암 부근의 동굴 바닥에도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는데, 마치 공룡이 동굴 속으로 걸어 들어간 듯한 형태를 보여 준다. 이 발자국 화석은 지난 1982년 경북 대학교 양승영 교수 팀에 의해 처음 발견됐고, 그 뒤로 학계의 집중적인 연구에 힘입어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의 산지로 공인받았다.

 

 

 

 

 

 

공룡발자국 흔적

 

 

 

 

 

 

 

 

 

 

 

 

 

 

 

 

 

 

 

 

 

 

 

 

 

 

 

 

 

상족암에서 한 장의 인생샷을 남기고 모두들 오후 햇살에 따끈하게 익은 바위에 앉아서 잠간의 쉼을 즐겼다. 새벽부터 달려온 하루가 이 시간에는 참 한가하게 느껴졌다.

 

 

 

 

 

 

 

 

 

 

 

 

 

 

 

상족암에서 잠간의 쉼을 즐기고 일몰 시간에 맞추어서 삼천포 실안에 도착을 했다. 오늘따라 하늘도 바다도 예쁘게 물이 드는 일몰을 보여 주었다. 아침에 내가 숨 쉬던 공간에서 벗어나 나는 이곳 남해 바다에 와 있다. 내가 머무는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건 시간이다. 시간이 아니면 아무것도 해결해 줄 수가 없다. 태어남도 열 달의 시간이 필요하고 자라남도 수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그 시간의 무게가 쌓이면 언젠가는 멸해야 하는 것도 시간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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