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여행422 남도일기/하동 2022.3.29. 하동 날씨가 흐리다. 벚꽃은 반쯤 피었다. 우리 일정은 정해져 있다. 달리 코스를 바꿀 수도 없다. 첫 날은 남원에 있다는 카페로 가기로 했는데 네비는 점점 하동쪽으로 가라고 한다. 섬진강을 내려다 본다는 곳이니까 하동이겠구나 하고 왔다. 쌍계사가 멀지 않은 곳이다. 카페 라플라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넓은 쉼터다. 지하는 강변을 마주하는 넓은 잔디광장에 곳곳에 파라솔과 의자가 놓여 있다. 1층은 메뉴를 오더하는 곳을 중심으로 양쪽에 넓은 공간이 있고 3층은 루프탑이다. 루프탑도 양쪽으로 나뉘어 있는데 하늘과 바람을 맞으며 쉬기에 참 좋다. 1시간쯤 쉬면서 달달한 케잌과 커피를 마시니 피로가 싹 가신다. 쉼의 역할과 동시에 인증샷으로 SNS활용도를 높이는 카페투어는 새로운 형태의 .. 2022. 4. 6. 남도일기/화엄매 2022.3.28. 화엄사 오후 2시쯤 화엄사가는 길. 지난 해에는 벚꽃 가로수가 눈부시게 피었는데 올해는 깜깜하다. 꽃 망울의 기척도 없다. 아마도 강추위로 꽃눈을 꽁공 싸매고 있나 보다. 서두르지 않는 꽃망울을 보며 갑자기 살림살이가 궁핍하면 긴축 가계로 마음도 씀씀이도 움츠려 든다는 생각이 든다. 꽃망울도 추위에 생존을 위한 대책으로 아직 바깥 날씨 눈치를 보나 싶다. 화엄사는 오후 시각인데도 차량과 인파가 넘친다. 주차장은 이미 만차가 되고 주차장을 지나서 절간 안으로 주차를 안내한다. 얼마나 친절한 배려인가!! 만차라고 차를 돌려 세우면 먼길을 달려온 차량들이 오갈데 없이 헤매는데 절간 안 빈곳으로 차를 안내하다니 새삼 그 배려심에 고마움이 넘친다. 오늘의 주인공 흑매 앞에는 폰카로 얼굴 증명사.. 2022. 4. 6. 남도일기/죽림재 2022.3.28. 죽림재 환벽당을 보고 내려 오는 길에 죽림재에 들렸다. 도로가에서도 재실 기와 지붕위로 환하게 핀 매화꽃이 보였다. 반가움에 가슴이 뛴다. 봄볕은 환한데 사람의 발길 드문 고택에 홀로 핀 매화는 봄볕이 따사로울 수록 도욱 눈물나게 처연한 아름다움이다. 묘하게도 설렘과 처연함의 이중적 감정을 느낀다. 그래서 더욱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곳이 봄날 매화꽃 홀로 핀 고택이다. 2022. 4. 6. 남도 일기 /선암사 가는 길 2022.3.27. 일요일 3월이 끝무렵인데 여기서는 아직 꽃눈도 잎눈도 기척이 없다. 며칠 전부터 매화꽃이 피었네 벚꽃이 피었네 남쪽 꽃소식이 심심찮게 날아온다. 게다가 선암매가 보기드물게 풍성한 자태를 뽐낸다는 소식은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봄꽃은 햇볕이 없으면 봄기운이 전해지지 않는다. 밝은 햇살속에 투명한 꽃잎이 전해주는 기운은 온몸의 세포가 하나하나 생기를 머금으며 일어서지 않는가!! 날씨가 흐리고 비바람이 분다는 일기예보에 잠시 주춤하던 마음이 불같이 일어났다. 일요일은 현지 상황과 도로가 너무 복잡하지만 때를 놓치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더구나 3~4시간이 소요되는 먼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근거림과 설렘의 긴장감을 찾아 다시 길을 나선다. 지리산 치즈랜드- 승주군 선암사- 담양.. 2022. 4. 6. 가을, 어느 날의 기록 2021.11.19. 경주 옥산서원 볕이 좋다. 은행나무 한 그루 사람들을 블러 모은다. 지난해 보다 노란 빛은 덜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늦가을 고목이 빚의 내는 빛의 향연을 즐긴다. 수 백년을 한결같이 때맞추어 잎이 나고 물이 드는 생장의 시계는 정말 신의 작품일까?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은 순간의 미학이다. 버리고 떠난다라는 말로 감당이 안되는 눈부신 찰라를 즐기는 수 많은 사람들 위로 바람이 불고 은행잎 날린다. 구룡포 언덕위의 집에서 어제 보름달을 보았다. 오늘 호미곶 가는 길에 달의 모양이 심상치 않았다. 구름을 비껴난 달은 분명 둥글어야 하는데 초승달의 형태를 보였다. 뭐지?? 수상한 달의 형태를 캐던 중에 아!!! 오늘이 600년만에 나타난다는 부분개기월식이 있는 날이라네. 이토록 귀한 시간.. 2021. 12. 11. 겨울, 문경새재 2021.12.5. 문경새재 대구와 서울의 딱 중간쯤. 우리는 여기서 헤어진다. 포근한 겨울날씨에 여행길 사람들이 모두 즐겁고 평온해 보인다. 2021. 12. 10. 겨울, 운문사 2021.12.4. 운문사 지난 봄, 앞다투어 피던 운문사 꽃들을 기억하고 있다. 목련, 매화, 서부해당화, 벚꽃 , 왕벚꽃, 새순을 피우던 감나무, 모든 나무들이 잎을 다물고 동안거에 들어갔다. 겨울 추위에 잘 견디고 부디 내년 봄 고운 빛깔로 다시 만나자. 운문사 처진 소나무 500년의 세월을 잘 견디고 있다. 인간사 100년도 힘겨워 생노병사에 시달리는며 만남과 헤어짐의 선상에서 눈물겨운데 얼마나 깊은 어둠을 다스리며 뿌리 내리고 서 있나?? 아직도 탄탄한 근육질의 팔뚝으로 무성한 잎을 키우고 있는 처진소나무의 뼈대는 경건하다. 2021. 12. 9. 겨울, 계림숲에서 2021.12.2. 경주 계림숲에서 30년전 봄에 계림숲에 간적이 있었다. 나무들이 움트는 그 찬란한 봄을 보았다. 겨울 지난 나무들은 언제나 자연이 만들어 내는 생명의 기적을 보여 준다. 그 후로도 몇 번인가 나무 사진을 찍기위해 계림숲에 출사를 나온적이 있다. 가을도 지나고 겨울 초입의 나무들이 나목으로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살아온 시간들의 흔적이 다 드러나 보인다. 나무가 보여주는 저 삶의 흔적들이 내게는 항상 궁금하다. 2021. 12. 9. 다시, 겨울 경주 2021.12.2. 석굴암 경주에서 불국사와 석굴암은 갈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갈때마다 새롭다. 갈때마다 경이롭다. 갈때마다 자랑스럽다. 갈때마다 그냥 좋다. 겨울에는 한적해서 그냥 좋다. 하늘이 맑을 때는 더더욱 좋다. 2021. 12. 9.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