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9. 경주 옥산서원
볕이 좋다. 은행나무 한 그루 사람들을 블러 모은다. 지난해 보다 노란 빛은 덜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늦가을 고목이 빚의 내는 빛의 향연을 즐긴다. 수 백년을 한결같이 때맞추어 잎이 나고 물이 드는 생장의 시계는 정말 신의 작품일까?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은 순간의 미학이다. 버리고 떠난다라는 말로 감당이 안되는 눈부신 찰라를 즐기는 수 많은 사람들 위로 바람이 불고 은행잎 날린다.
구룡포 언덕위의 집에서 어제 보름달을 보았다. 오늘 호미곶 가는 길에 달의 모양이 심상치 않았다. 구름을 비껴난 달은 분명 둥글어야 하는데 초승달의 형태를 보였다. 뭐지?? 수상한 달의 형태를 캐던 중에 아!!! 오늘이 600년만에 나타난다는 부분개기월식이 있는 날이라네. 이토록 귀한 시간을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니... 구룡포에서 호미곶까지 밤바다를 향해 노고를 아끼지 않고 달려준 예쁜 별님의 마음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