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 /내가 좋아하는 시112 백석시인의 시어들 백석시인의 시어들 까다로운 백석시인의 시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고형진 고려대 교수가 백석의 시어를 풀이한 <백석시 物名考> 를 펴냈습니다. 백석 전집과 평전은 여럿 있지만 시어 사전은 이것이 처음입니다. 백석(白石 or 白奭, 1912.7.1~1996)은 1912년 7월 1일,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 2015. 8. 3. 나도 부처 2015.6.18. 경주 경주국립박물관에 가면 목없는 부처가 나란히 앉아있다. 정호승 시인이 초등학교다니는 아들과 경주를 여행하던 어느 날 한 대의 관광버스가 도착하자마자 학생들이 내려서 시끌벅적하더니 목없는 부처에게 다가가 자기 머리를 얹어보고 웃고 떠들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 2015. 6. 21. 그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 2014. 12. 22.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백석 2014. 12.15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밤 힌당나귀타고 산.. 2014. 12. 15.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정현종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정현종 주고받음이 한 줄기 바람 같아라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차지 않는 이 마음. 내 마음의 공터로 오셔서 경주를 하시든지 잘 노시든지 잠을 자시든지...... 굿나잇. 길 가다 쇼 윈도우에서 짧은 순간에 눈에 들어오는 그런 물건들이 가끔 있다 책을 읽다 순간 아! .. 2014. 12. 8. 삼월 하늘로 건너온 꽃을 노래하다/이종암 삼월 하늘로 건너온 꽃을 노래하다 -서정주, 문태준, 조운, 문인수의 시 1. 시작하는 말 갑오년 새해가 밝은 지도 한 달을 넘어섰고, 음력설을 쇤 지도 며칠이나 지났다. 날씨가 좀 포근하긴 해도 아직은 겨울의 연속이다. 삼월이 되어야 봄이고,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삼월.. 2014. 11. 25. 11월/나희덕 11월 나희덕 바람은 마지막 잎새마저 뜯어 달아난다 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자비에 대하여 나무는 눈물 흘리며 감사한다 길가의 풀들을 더럽히며 빗줄기가 지나간다 희미한 햇살이라도 잠시 들면 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다 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가을도 겨울도 아닌 계.. 2014. 11. 16. 빈의자/문태준 빈의자 문태준 길쭉한 목을 늘어뜨리고 해바라기가 서 있는 아침이었다 그 곁 누가 갖다놓은 침묵인가 나무의자가 앉아 있다 해바라기 얼굴에는 수천 개의 눈동자가 박혀 있다 태양의 궤적을 좇던 해바라기의 눈빛이 제 뿌리 쪽을 향해 있다 나무 의자엔 길고 검은 적막이 이슬처럼 축축.. 2014. 9. 6. 사평역에서/곽재구 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송이송이 흰보라 수수빛 눈시린 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콜록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 2014. 9. 4. 이전 1 2 3 4 5 6 7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