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일상스케치47 채윤이 2023.8.8. 사진을 정리하다가 2009년도 사진을 보게 되었다. 지금은 공부하느라 바쁘고 지쳐 있지만 어렸을때의 모습은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 우리 채윤이!! 땅바닥의 개미가 너무 신기해서 일어서지 못하고 집중해서 들여다 본다. 집중력이 짱!!! 햇빛이 싫다고 찡그리더니 아직도 햇빛은 싫어 한다. 할머니는 멜라토닌 생성한다고 일부러 햇빛을 쬐는데... 소녀시대 모습을 흉내낸다고 한껏 흥이 올라 있네 그림책을 들고 앉으면 일어설 줄 모르는 애착과 집중력이 높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나는 식으로 그림 그리기에 흥미가 보이지 않네. 추석에 차례를 지내고 가을들녘으로 코스모스 꽃구경도 가고 성묘도 가고 채윤이 재롱도 보며 지낸 날들이 사진으로 남아있어서 다시 꺼내어 옮겨 본다. 2023. 8. 8. 만추의 호암미술관 정원 2022.11.11. 호암미술관 전통정원 희원 곱게 물이 든 단풍이 후두둑 후두둑 발밑에 깔린다. 비라도 한 번 내리면 빈 가지만 남겠다. 호암미술관 전통정원 희원이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개방을 한다. 오래전에 호암미술관에 갔다가 둘러 본 정원은 얼마난 아름다웠던가! 지나간 기억과 현재의 만추 풍경이 희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후 햇살이 좋을 것 같아서 2시 예약을 하고 희원으로 갔다. 평일이고 단풍도 끝무렵이라서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좋긴한데... 나무에 매달린채 말라버린 단풍잎도 있고 물이 든채로 끝이 말라 버린 단풍도 있다. 아쉽다. 하지만 저녁 햇살에 몇 그루의 나무는 황금빛으로 눈부시게 빛을 내고 있다. 2022. 11. 11. 여름, 두물머리 2022.8.4. 오후 3시 700년 만에 꽃을 피웠다는 아라홍연에 대한 기사는 연꽃의 비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어느 해 여름 뜨거운 8월의 태양 아래 온종일 연밭에서 놀았다. 그 열정을 사랑했고 그게 젊음이었다. 여기저기 연꽃 소식이 올라온다. 지금은 물리적인 거리감 때문에 함안까지 간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어디 가까운 곳에서 연향이라도 만날 수 있는 곳이 없을까? 몇 해전에 서울에 있을 때 가 본 두물머리 연밭이 생각났다. 멀지 않은 곳이라서 쉽게 다녀올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두물머리에 갔다. 한여름의 열기는 잔인했다. 몇 발자국 움직이지 않아도 땀이 흐르고 바람 한 점 없다. 예전처럼 황포돛대가 다시 세워졌고 눈에 익은 느티나무는 짙푸른 녹음으로 그늘을 만든다. 여름휴가 나들이로.. 2022. 8. 5. 여름, 개심사 2022.7.22. 오후 3시 청벚꽃이 유명한 개심사에서 배롱나무 한 그루 보았다. 매끈하고 단단한 근육질의 배롱나무를 본 이후 배롱꽃 피는 여름에 한 번 가보겠다는 생각을 했다.남쪽에서는 배롱꽃이 만발했다고 연일 꽃 소식이 넘치는데 개심사 배롱꽃 소식은 영 알길이 없다. 무작정 갔다. 그 무작정은 얼마나 많은 상실감을 안겨 주는지...! 산중이라 그런지 배롱은 이제 겨우 꽃망울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곳곳에 절마다 공사는 얼마나 많이 하는지 이곳 개심사도 공사하느라 철책으로 둘러싸인 주변은 배롱이 꽃을 피우는 일하고는 전혀 관심이 없다.어디다 렌즈와 눈맞춤을 해야할지 그저 난감하다. 붉은 배롱을 돋보이게 하는 건 매끈하고 단단한 근육질의 몸과 유연하고 당찬 가지를 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다.중심을.. 2022. 8. 5. 목석원 2022.4.22. 목석원 목인박물관은 지리적인 여건을 잘 이용한 장소이다. 뒤로 인왕산의 한양도성 성곽을 코트깃처럼 두르고 아래로 흘러내리는 언덕과 경사를 이용하여 꽃과 나무로 조경을 하고 그 중간중간에 쉼터를 만든 아름다운 정원이다. 물론 각종 석물과 목각과 민속적인 자료들도 다양하지만 우리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정원에서 시를 낭송하고 노래를 부르기에 적합하리라는 생각을 했다. 세미나실에서 불루투스와 마이크를 정비해서 두 세곡의 노래가 연주되자 주인이 달려와서 민원의 소지가 있고 박물관 운영취지에 맞지 않다고 중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이곳에서 모임을 갖기 위해 두 달간 우여곡절을 거치며 기다려 왔는데 예상치 못한 걸림돌을 만났다. 자유롭게 연주를 할 수 있는 우리만의 공간을 찾아야겠다는 숙제를 안.. 2022. 4. 23. 봄나들이/창덕궁 2022.4.5. 창덕궁 아마도 서울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꽃은 고궁의 매화가 아닐까? 서울의 꽃소식에 목이 마르던 나는 만첩홍매가 피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창덕궁으로 갔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빠르게 창덕궁쪽으로 몰린다. 혹시 매화가 피었나? 그렇다면 얼마나 횡재인가? 궁내 사랑카페에서 라떼 한 잔으로 당충전을 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는 쪽으로 갔다. 성정각 담벽에 살짝 기댄 모습으로 서 있는 성정매는 봄볕에 화사한 꽃망울을 한껏 펼치고 있다. 고궁의 담벼락을 배경으로 고운 한복 차림의 애기씨들이 성정매 앞에서 줄을 서서 포즈를 취한다. 봄볕과 어울리는 참 고운 자태다. 건너편 승화루 만첩홍매는 한껏 화려한 몸매로 상춘객들의 모델이 되어 준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라는노.. 2022. 4. 8. 측도 2022.03.24. 측도 1시간 조금 더 달리면 바다를 볼 수 있다. 서해바다는 섬이 많다. 작은 섬들은 물때에 따라서 바다 가운데 고립이 되기도 하고 길이 열려서 육지로 오고 갈 수도 있다. 물때를 맞추지 못해 무인도에 갇힌다면, 짜릿한 긴장을 주기도 한다. 대부도를 지나서 선재도에 가면 물때에 따라 그 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인도 측도가 있다. 오늘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바다가 열린다. 섬을 한바퀴 돌기에 넉넉한 시간이다. 하지만 처음가는 길, 게다가 섬이라서 긴장이 된다. 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포장된 도로가 아니고 굵은 모래자갈이 언덕을 이루어 다져진 길이다. 그래서 S코스로 길이 이어진다. 밤늦은 시각에는 뻘로 잘못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바닷길이 끝나고 마을길로 들어서.. 2022. 3. 25. 목섬 2022.3.24. 선재도 목섬 대부도를 지나서 선재도로 이어지는 선재대교를 지나면 CNN에서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 1위로 선정되었다는 목섬이 보인다. 목섬은 물때에 따라서 섬으로 들어가는 길이 열릴때도 있고 섬이 물에 잠길때도 있다. 바닷물이 빠지고 섬으로 가는 길이 열리면 모세의 기적처럼 약간의 신비로움을 느끼며 많은 사람들이 목섬으로 걸어간다. 오늘도 물때가 맞아서 넉넉하게 물빠진 바닷길에서 시간을 보내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뻘밭이 황금색으로 변하는 노을도 한 번 보고 싶다. 더 즐거운건 조금전에 둘러본 측도까지도 완전 물이 빠져 있어서 걸어서 갈 수도 있는 거리이다. 몇 시간후면 찰랑찰랑 물이 춤을 추듯 밀려와서 섬과 섬사이의 길을 막겠지만 지금은 목섬과 측도는 섬이 아니다. 2022. 3. 25. 소사나무가 있는 해변 2022.3.15. 십리포해변 날씨가 좋다. 특히 서해안쪽으로 갈때 흐린 날은 바다도 보이지 않고 하늘도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답답한 마음이 날씨 때문에 길을 나서도 개운치 않기 때문에 맑은 날은 무조건 근교로 나가겠다고 마음 먹었다. 몇 개의 특별한 장소를 검색해 놓고 순차적으로 가는데 십리포해수욕장도 그 중의 한 곳이다.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는 보호림으로 지정된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다. 소사나무의 생김새도 궁금하고 해변에 군락으로 있다는 것도 궁금했다. 오후 2시 늦은 시각이지만 1시간 30분이면 갈 수있는 곳이기에 출발했다. 요즘은 도로가 밀리지 않아서 한층 기분도 좋고 가는 길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마음이 편하다. 정붙이기는 시간이 필요하네. 얼마나 오랜동안 같은 공간에서 숨쉬고 바라보고 .. 2022. 3. 16. 이전 1 2 3 4 5 6 다음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