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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 /내가 좋아하는 시112

어느 목수의 집짓는 이야기 [제3회 서정시학 작품상 수상작] 어느 목수의 집짓는 이야기 황 학 주 <계간「서정시학」2009년 봄호> 기적처럼 바다 가까운 데 있는 집을 생각하며 살았다 순서가 없는 일이었다 집터가 없을 때에 내 주머니에 있는 집 설계도를 본 사람 없어도 집 한 채가 통째로 뜨는 창은 미리 완성되어 수면에 .. 2011. 5. 24.
[스크랩] 겨울 이야기 8편 모음 겨울나무 / 이 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 2011. 3. 3.
[스크랩] [김정환] 절망에 대해서 - 낭송 황규관 김정환, 「절망에 대해서」(낭송 황규관) 절망에 대해서 김정환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눈도 없고 귀도 없고 발설의 입도 없고 다만 나는 아직도 어두운 밤 뒷골목에서 뒤에서(혹은 앞에서) 오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두고 차분히 걷지 못한다. 돌아보면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내 왜소한 그림자를 삽시간.. 2011. 1. 17.
가을이 동트는 부두의 새벽 가을이 동트는 부두의 새벽 문덕연 으스름 갈대 숲 등대지기가 기지개를 켜면 형님 아우 오징어 배 샹들리에 돛을 달고 아비는 그물을 놓아 뱃노래 흥얼대고 어미와 이쁜이는 바삐바삐 만선의 축배를 준비한다. 뱃고동 소리에 포구는 화들짝 깨어나고 남정네 경매소리에 부두가 놀라고 아낙네 입씨름.. 2010. 12. 6.
한계령을 위한 연가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한계령쯤을 넘다가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오오, 눈부신 고립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 2010. 11. 19.
[스크랩] 행복(유치환)/이지선님 낭송 출처 : 지용시낭송회글쓴이 : 지용시낭송회 원글보기메모 : 2010. 11. 19.
[스크랩] [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수선화에게」(낭송 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 2010. 11. 19.
튤립에 물어보라 사진 2006 용인 애버랜드 튤립에 물어보라 송재학 지금도 모차르트 때문에 튤립을 사는 사람이 있다 튤립, 어린 날 미술 시간에 처음 알았던 꽃 두근거림 대신 피어나던 꽃 튤립이 악보를 가진다면 모차르트이다 리아스식 해안 같은 내 사춘기는 그 꽃을 받았다 튤립은 등대처럼 직진하는 불을 켠다 둥.. 2010. 9. 4.
늪의 內簡體를 얻다 사진 2010.5 우포늪 늪의 內簡體를 얻다 송재학 너가 인편으로 붓틴 褓子에는 늪의 새녘만 챙긴 것이 아니다 새털 매듭을 풀자 믈 우에 누웠던 亢羅 하늘도 한 웅큼, 되새 떼들이 방금 밟고간 발자곡도 구석에 꼭두서니로 염색되어 잇다 수면의 믈거울을 걷어낸 褓子 솝은 흰 낟달이 아니라도 문자향이.. 2010.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