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동트는 부두의 새벽
문덕연
으스름 갈대 숲 등대지기가
기지개를 켜면
형님 아우 오징어 배
샹들리에 돛을 달고
아비는 그물을 놓아
뱃노래 흥얼대고
어미와 이쁜이는 바삐바삐
만선의 축배를 준비한다.
뱃고동 소리에
포구는 화들짝 깨어나고
남정네 경매소리에
부두가 놀라고
아낙네 입씨름 몸씨름으로
어판장이 술렁대면
치열한 생존경쟁에
가을이 새벽을 가르고
동터온다
따스한 가을 햇살이
부두에 스미면
집집마다 달그락대는
생활의 숨소리
오늘도 일렁이는
물살을 가르며
정을 나누고
펄떡이는 어물이
넘실거리는 희망을 퍼 올리는
부두의 새벽
< 2010.11.30 국토해양부 공모전 시부문 최우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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