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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여행

그 숲에서, 다시 흔들리다

by 매화연가 2014. 10. 23.

 

 

2014.10.22

 

1박2일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 갔다

그 여름 나는 그 숲에 대한 기억을 지우지 못한채

언젠가 다시 찾겠다는 간절한 생각으로  이번에 간 것이다

가는 날은 평일 오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아이올라 팬션 숙박으로 자작나무 숲까지 자동차로 간다는 건

일종의 특권의식같은 느낌을 갖게하는 기분좋은 일이다.

오후 늦은 시각으로 사진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 팬션에서의 고요를 즐기기엔 충분했다.

숲속으로 난 길은 마치 봄의 해동을 맞는 것같은 골짜기 물소리도 좋았고

외부인들로 인해 방해받지않는 조용함도 좋았다.

다음 날 아침 날씨는 맑았고 급격한 기온차로 운해도 좋았다.

하지만  그 숲의 포인트를 찾지못해 우왕좌왕하는 사이 해는 어느 듯  중천이다.

 

 각자의 감성은 다르지만 순백의 나무

자작나무를 좋아하는 마음은 같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인기가수의 쇼를 보듯 그냥 독특한 나무의 숨결을 보러 모여든다

 

 

사진을 찍는다는건 느긋한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도 잠시 시간을 놓쳐 또다시 앵글에 사람이 겹쳐진다.

아무도 찾지 않는 시각

그건 잠을 포기하고 안락함을 포기하고 같이 간 동료들과의 시간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  

 

 

 

 

 

가을은 깊어

이제 나무들 서서히 이별을 준비하는데

어쩌자고 나는

다시 그 깊은 잠을 흔들어 깨우며

발돋움을 하는가

뿌리깊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으려하면서도

멈추지 않는 흔들림

나는 쓰러지지 않기위해 이리도 흔들리고 있구나

겨울이 오기 전까지 바람에 몸을 맡기며 나는 나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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