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을 먹는 저녁
권현형
기차가 남쪽으로 몸을 틀자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머무는 역마다 낯설다
혼자 밥을 먹는 저녁
휙휙 지나가는 기차의 속도와 상관없이
목울대를 넘어 음식물은 느릿느릿 흘러가고
혼자 여행은 만나고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에 간극을 만든다
간격을 떼어 놓는다.
가장 멀리 놓이는 것은 나 자신
먼 곳에 놓여 창 밖 눈발을 바라보다
혼자 떠나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한다
나를 누가 기억하고 증명해 줄 것인가
눈발이 창에 부딪히며 만든 수액 위에
지문을 남겨본다, 첫눈의 데칼코마니
눈 앞으로 몰려오는 흰 흰 흰나비떼
누가 저 빙의의 날갯짓을 기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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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서 좋고
혼자라서 적막한
그런 여행을 꿈꾸며
짐을 꾸리는 ,
그런 시간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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