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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여행

외연도의 하루

by 매화연가 2023. 5. 11.

2023.5.10. 외연도의 하루 

 

6:00   아침 산책

9:00   봉화산 트레킹

13:00 상록수림에서 냉이 캐기

 

 

아침 산책을 나섰다. 아침운동 나온  마을 사람들이 계속 왔다 갔다 부지런하게 걷는다. 마을이 작다 보니 등대에서 산아래까지 5번을 왕복해서 걷는다고 한다. 우리는 등대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산기슭 둘레길을 조금 더 올라갔다. 아침 이슬이 내린 풀들이 맑고 영롱하다. 길마다 나리가 지천으로 자란다. 나리꽃이 피면 향기가 온 섬을 다 채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가벼운 아침 산책을 끝내고 아침조반을 먹었다. 미역국과 생선 구이가 나왔다. 섬이라서 생선은 때마다 나온다.

 

 

 

 

 

 

 

 

 

 

 

 

 

아침을 먹고 봉화산 트레킹을 갔다. 가는 길에 몽돌해변으로 내려갔다. 작은 해변이지만 물이 맑고 몽돌이 너무 아름답다. 일반 몽돌보다 크기는 큰데 둥글고 평평하고 윤이나는 아름 디운 몽돌이다. 파도가 얼마나 부드러운가 보여 주는 듯하다. 무슬목의 아침에 나오는 환상적인 몽돌을 보려고 무슬목까지 갔다가 실망한 것에 비하면 이 몽돌은 진주처럼 아름답다.  

 

 

 

 

 

 

 

 

 

 

 

 

 

 

 

 

 

 

 

 

 

 

암수 한 나무에 피는 으름꽃을 보았다. 진보라색의 크고 화려한 꽃은 암꽃이고 암꽃 주변에 작고 개수가 많은 꽃은 수꽃이라고 한다.  공기가 맑고 자연환경이 좋아서 그런지 색깔도 화려하고 싱싱하다.

 

 

 

 

몽돌해변에서 다시 둘레길로 올라와서 걷다가 봉화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봉화산 정상 오름팀과 둘레길 팀으로 나누었다. 봉화산 정상은 짧은 길이라고 하지만  오르막 길은 숨이 차서 싫다. 2/3 정도의 사람은 정상으로 올라가고 나머지 1/3은 둘레길을 걸었다. 가다가 동백숲에서 잠시 쉬기도 했지만 정상으로 올라간 팀 보다 둘레길팀이 더 늦게 도착했다. 둘레길이 더 먼 길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렸다. 

 

 

 

 

 

 

 

 

 

 

 

 

 

 

 

 

 

 

 

 

고로쇠나무 한 그루가 아주 싱싱하고 튼튼하다. 설마 여기까지 수액을 뽑으러 오는 사람은 없기를 바란다.

 

 

생명! 어디에 자리를 잡던지 포기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돌틈에서도 밝고 환하게 꽃 피는 놀라운 생명의 신비. 식물의 자생력이 보여주는 우월감이라고 생각한다.

 

 

 

 

 

 

 

 

 

 

 

 

 

 

점심 먹고 오후에 냉이 캐러 갔다. 신성한 숲이 있는 당산으로 올라갔다. 마을 뒤쪽 당산에는 상록수림으로 후박나무, 식나무, 돈나무, 동백나무 등의 상록활엽수와 팽나무 고로쇠나무, 찰피나무 등의 낙엽활엽수 고목들이 우거져 있다. 충남지역을 대표하는 상록수림으로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136호로 지정된 장소다. 냉이를 캐려면 들로 가야지 산으로 가다니 투덜거리며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의 양쪽 숲 그늘에 잡초와 함께 냉이가 한데 어우러져 자라고 있었다. 땅이 좋아서 손으로 뽑아도 뿌리째 쑥쑥 잘 뽑혔다. 시기가 지나서 좀 억세긴 하지만 그늘에서 자라서 잎은 부드럽고 연하다. 다시 당집 쪽으로 올라가서 냉이가 집단으로 자란다는 곳을 찾아내었다. 모두 비닐봉지에 한가득 담아서 내려왔다. 뿌리가 쪽파 뿌리처럼 튼실하다. 달래 전을 부치겠다느니 된장국을 끓이겠다느니 손톱이 까매지도록 다듬고 웃으며 한적한 섬마을의 오후가 시끌시끌하다. 

 

 

 

 

 

 

군데군데 팽나무가 연녹색의 잎을 펼친다. 근육질의 매끈한 팽나무는 둥치가 굵고 잔 가지가 없다. 잎이 나는 곳에 생선가시처럼 자잘한 가지가 많다. 수형이 안정되고 잎이 예뻐서  분재로 많이 키운다. 당산에는 유난히 오래된 팽나무가 많다. 팽나무의 잎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당산에서 내려와 숙소로 가는 길에도 유채꽃은  눈부신 꽃다발을 선물한다. 

 

 

 

 

 

 

어제 오후에 들어와서 하룻밤을 자고 오늘 오전과 오후를 오가며 보낸 외연도 마을 골목길이다. 서울에서 대구 가는 길도 KTX기차를 타면 두 시간이 걸린다. 외연도에서 육지로 나가려면 뱃길로 두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와서 즐기는 바다를 이곳 주민들은 사시사철 살고 있다. 오늘 오전에도 배를 타고 바다로 물질 가는 해녀를 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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