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묏버들 가려 꺾어/홍랑]
묏버들 가려 꺾어 임에게 보내오니
주무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보옵소서
행여 밤비에 새 잎이라도 돋아나면
마치 나를 본 것처럼 여기소서
[송별/최경창]
말없이 마주보며 유란(幽蘭)을 주노라
오늘 하늘 끝으로 떠나고 나면 언제 돌아오리
함관령의 옛 노래를 부르지 말라
지금도 궂은 비구름에 첩첩 청산이 어둡구나
[사랑, 야생이었네]
황여정
그대 가슴에
파고드는 살가운 바람
가을이 아득한 그리움의
날갯짓을 하네요
홍랑의 지순한 사랑은
세월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고
애달픈 무덤에 다시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납니다
한 알의 밀알처럼
숯검덩을 입에 물고 젊음도 미모도
다 버리며 지켜낸 마음
헤아려도 헤아려도 모자라는
천근같은 무게입니다
사랑할 수 있는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요
분실신고도 못하는 사랑을 찾아
헤매는 이 난감한 시대를 어찌하나요
버려도 버려지지 않고
다시 줍는 마음하나
사람들 가슴에 떠나지 않는 그 마음이
잠들어 있습니다
나도 사랑하고 싶다
한 계절 꽃피우고
꽃대궁 마른자리 흔적조차 없던 풀꽃이
다시 살아납니다
겨우내 언 땅에서 키운
그 숨결,
마르지 않는 샘으로
봄을 불러 꽃등을 키웁니다
강물 같은 세월 산 그리매 저문 날
그렁그렁 눈물속에 다시 피는 그대
사랑은 여린 풀꽃 야생입니다
묏버들 가려 꺾어 : 홍랑의 시조
송별 : 최경창의 시조
2019.10.7.13:50
'발자국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 하객이 없네 (0) | 2020.04.12 |
---|---|
코로나19, 봄을 김장하다 (0) | 2020.03.24 |
금강송 (0) | 2019.09.09 |
함께 (0) | 2019.09.09 |
축제, 그래서 (0) | 2019.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