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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여행

초파일 전야

by 매화연가 2014. 5. 7.

2014.5.5 화엄사로 가다 약 210km

 

연휴 중이라 길은 매우 밀릴거라 예상했지만

행락을 떠나는 오전과 귀가하는 오후 시간이 아니면 좀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단순한 내 판단일뿐 30km 남짓한 경부고속에서 팔팔고속으로 들어가는데만 장장 한 시간이 걸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8시전에 화엄사 도착이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88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사정은 달라졌다.

대구로 들어오는 차량은 끝없이 밀리는데 반해 대구를 벗어나는 차량들은 막힘없이 신나게 달린다.

화엄사 도착은 예정보다 빨라 7시 조금 넘어 도착했고 절간은 내일 초파일 준비로 사람들이 분주했다.

방을 배정받고 낯선 사람들과 한방에서 잤다. 절간이라는 공간이 주는 심리적 변화는 크다.

다투지 않고 배려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처음 배정받은 방에서 다른 방으로 옮겨졌어도 별 불쾌한 생각없이 받아 들였다.

그 방에 있는 사람들은 친구끼리 함께 왔고 그러니 남들과 섞이고 싶지 않을거라는 생각으로 뒤에 들어온 우리가 다른 방으로 갈 수도 있겠거니 생각하면서 

하지만 서울서 왔다는 노인은 방에서 내쳐진데 대해 절에 온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야지 어찌 그럴 수 있나고 내내 불평을 했다.

초파일 전야는 그렇게 멀리서 온사람들이 방을 찾아들어 숙소를 배정받고 공양간에서는 봉사자들이 내일 점심 준비로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었다.

 

 

 

 

 

사월 초이레 

 

 

법당의 부처님이 하늘에 올라

미소짓는 초이레 밤하늘

 

잠들 줄 모르는 물소리

별을 깨워 총총 하늘에 띄우면

숲은 별과 바람과 새들이 부르는

야상곡에 젖어 고요를 덮고 잠이 드네

 

얼마나 큰지

얼마나 무거운지

헤아리지 못한 마음이

이 저녁 맨발로 걸어나와

펄럭이는 깃발로 바람을 씻고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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