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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여행

참 고마운 하루

by 매화연가 2014. 4. 2.

2014.3.30 6시 출발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 안개도 짙었다.

88고속도로는 마음을 다스리지않으면 가기 힘든 도로다.

국도보다 못한 속도로 달리는 것도 그렇지만 앞길을 가로 막는 차가 있을때는

약속시간을 종잡을 수 없다.

 

다행하게도 비는 그치고 햇살이 밝았다.

지난해 다녀갔었기에 길이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독수매는 전혀 딴 곳에 있었다.

독수정 앞에 있는 야윈 백매 한 그루를 독수매라 알고 있었다니....

 

오늘 독수매는 활짝 웃고 있다.

곧지도 않고 드러 누운자세도 아닌 등을 기대고 앉아 관조하는듯한 자세다

저토록 오래된 등걸에서 저토록 맑은 웃음을 달고있다니..

온몸에 이끼를 두르고 밑둥은 다 허물어져 가는데 가지마다 환하게 꽃등을 걸고 있다.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이끼낀 등걸위로 떨어진 눈물같은 꽃잎. 오랜 세월위에 내려 앉은 봄날 한 잎은 밝기만 하다.

 

 

 

 

 

 

 

 

천년의 햇살

가지마다 꽃으로 피는 봄날

 

사랑

그 두근거림의 답신은

아뜩한 현기증처럼 반갑다

 

깊은 그리움은

조급증처럼 마음을 부추겨

 

빈손으로 왔다가

도둑처럼 아가네

 

 

 

 

 

 

 

 

 

 

 

 

 

 

 

 

 

이끼낀 등걸과 삭아내리는 속이 다 보이건만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이, 해 주지도 않고 

내년이면 다시 찾아와  꽃이며 향을 탐하겠지

 

 

 

 

 

 

지난 해 명옥헌에 두 번을 갔지만 꽃을 보여 주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동백까지 금상첨화로 배경이 되어 준다. 참 고마운 봄날 이다.

 

 

 

 

 

 

 

 

 

 

 

 

해남과 강진을 다녀온 이후라 여독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여름같은 날씨에 꽃들이 서둘러 왔다 가려한다.

내 볼일 다 보고 간다면 이미 때를 놓치는 거다. 아쉽지만 당일 일정으로 떠났다.

사실 예년같으면 3월말에서 4월초에 고매들을 볼 수 있었기에

남도 여행을 이즈음(3월 27,28일경)에 잡았었는데 예상이 어긋나고 말았다

담양에서 하룻밤 묵으며 느긋하게 탐매여행을 하리라 생각했는데

여러 일정들이 겹쳐서 당일 여정으로 해야했다.

당일이지만 담양의 고매들을-독수쌍매. 계당매. 와룡매. 환벽당매 죽림매. 명옥헌 홍매. 유종헌고택 고매.장전매.미암매. 하심매 

다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특별히 틈을 내어 안내를 해주신 다천선생님 덕분이다.

꿈 같은 하루다. 또 다시 이 설레임이 찾아올 내년은 멀기만 한가?

아름다운것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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