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거움 /가고 싶은 곳

[대구올레 7선 ④] 평광동 왕건길

by 매화연가 2013. 5. 27.

[대구올레 7선 ④] 평광동 왕건길

 

 

‘걷기열풍’ 달구는 달구벌 한바퀴

 

월간마운틴 | 정리 곽정혜 기자 · 자료제공 대구녹색소비자연대 |

 

크고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국내 대표 분지지형 도시, 대구. 주위에 많은 산이 있지만 대구 시민들은 그중 팔공산을 가장 으뜸으로 친다. 계절마다 색다른 멋으로 다양한 산세를 자랑하고, 고려시대의 역사와 불교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팔공산에는 '대구올레'가 있다. 놀미 쉬미 느리게 걷는 올레길에서 바삐 지나쳐 보지 못했던 팔공산의 속살도 들여다보고, 이곳에 기대 살아가는 지역주민들과도 소통해보시길. 대구올레 중 7개 코스를 독자들께 소개한다.



↑ 대구 사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평광동은 마을 전체가 사과나무로 가득하다.


 

최근의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대구'하면 '사과'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엔 금호강가에서 사과나무를 많이 재배한 것이 사실이나, 기후의 영향으로 생육환경이 맞지 않아 지금은 대구에서 사과과수원을 많이 볼 수 없다. 4코스의 시작지점은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홍옥나무가 아직도 건강하게 자라며 마을전체가 사과나무로 가득한, 대구 사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 효자 우효중과 선비 우명식을 기리고 후손들을 교육하기 위해 세워진 첨백당. 이곳에는 1945년 조선의 해방을 기념해 민중들이 심은 ‘광복소나무’가 있다.


 

 

단양우씨의 집성촌이기도 한 평광동은 왕건과 관련된 일화 때문에 '시랑이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927년 벌어진 공산전투에서 수세에 몰린 왕건은 이곳 평광동까지 이르게 되는데, 마을 어귀에서 나무꾼을 만나 주먹밥을 얻어먹고 힘을 내 도피한다. 그가 왕건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나무꾼은 그를 찾아 헤맸지만 결국 못 찾았고, 왕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실왕리(失王里)'라 부르다가 세월이 지나며 시랑이가 되었다는 것. 왕건의 도피로로 추정되는 평광동 입구에서 신숭겸장군을 추모하는 영각인 모영재에 이르는 길에는 '왕건임도'라는 별칭도 있다.



 

↑ 강순항 정려각. 병상에 누운 아버지를 극진하게 간호했던 효자 강순항은 조정으로부터 이 정려각을 내려 받았다.


 

이외에도 평광동에는 이야기가 있는 나무가 많다. 평광동 입구에는 효자 강순항을 기리는, 추정 수량이 200년 정도 되는 왕버들 '강순항나무'가 있다. 강순항(1745~1830)은 어릴 때부터 효성이 지극해 병상에 누운 아버지를 극진히 모셨다. 그의 지극한 효성은 조정에까지 알려져 1830(순조 30)에 정려각이 내려지고 그는 숭정대부지중추지사에 임명되었다고 한다. 이밖에 첨백당에는 1945년 조선의 해방을 기념해 민중들이 심은 '광복소나무'가 있으며, 재바우농원에서는 우리나라 최고령 홍옥나무를 볼 수 있다. 1935년에 심겨진 이 홍옥나무는 높이 5m, 폭 9m, 밑둥치 둘레 142cm로 매년 15kg짜리 상자 20박스 정도를 생산해왔다.

대구올레 4코스는 평광동 마을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마무리해도 되지만, 시간 여유가 된다면 모영재까지 다녀와도 좋다. 이 재실은 고려개국공신 신숭겸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으로, 신씨 문중에서는 매년 음력 9월 9일에 이곳에서 합동으로 향사를 지낸다. 모영재의 왼편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신숭겸장군유허비(대구문화재자료 제46호)를 볼 수 있다. ⓜ



 

 

코스정보

평광동 입구의 강순항나무에서 시작해 평광초등학교와 평광지 그리고 우리나라 최고령 홍옥나무가 있는 재바우농원과 광복소나무가 있는 첨백당을 지나 평광 종점 저수지에서 끝난다. 평광지에서 모영재를 왕복하는 코스까지 더하면 총거리 7.5km에 이르며, 약 3시간 소요. 사과꽃이 피는 4월 말과 사과가 열리는 10월 말에 가는 것이 좋다. 재바우 농원에서는 올레꾼들을 위해 고령 홍옥나무를 가장 늦게 수확한다고 하니, 관심이 있는 이들은 찾아보길 권한다.

교통

대구 지하철 1호선 아양교역에서 팔공1(평광동 방향)을 타고 평광동 입구에서 하차한다. 배차 시간이 1시간에 1대 간격이므로, 출발 및 도착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변 볼거리

평광동

동쪽으로 경상북도 경산시 하양읍과 닿아 있는 평광동은 단양우씨가 주민의 60%를 차지하는 집성촌이며 사과가 특산물이다. 단양우씨들은 고려말에 정도전 일파로부터 큰 피해를 입은 후 벼슬길에 나가기보다 글을 읽고 화목하게 사는 것을 문풍(門風)으로 삼았다. 효열 정신이 남달라 많은 효자와 열녀를 배출했다.

첨백당

1896년에 세워진 첨백당(대구시문화재자료 제13호)은 효자 우효중과 선비 우명식을 기리고 후손들을 교육하기 위해 세워졌다. 우효중은 아버지가 병이 들자 손가락 셋을 차례로 끊어 수혈한 덕으로 14년을 더 살게 해 동몽교관이라는 벼슬을 받았다. 우명식은 조선 말 나라가 기울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은거한 절의의 선비다. 첨백당이 처음 생겼을 때는 이곳에서 수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아 인근 공립학교의 학생 수가 모자랄 정도였다고 한다.



ㅡ출처 : http://media.daum.net/culture/leisure/newsview?newsid=20130516105423617 (월간마운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