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3. 외암마을
일기예보는 종일 비가 내린다고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흐리다가 간간이 해가 비치기도 하여서 그나마 노란 은행잎 색감을 살릴 수 있었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 비도 내리고 햇살도 좋아야 예쁜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데
올해는 유난히 덥고 가물어서 모든 나무들이 제 빛깔로 물들지 못한다.
고속도로는 많이 붐볐지만 외암민속 마을에는 생각만큼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외암민속마을은
약 500년 전부터 형성된 전통마을로
한국의 살기좋은 마을 10선에 선정된 마을이다.
이끼 낀 담장을 따라 골목길을 걸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하룻밤 묵고 가고 싶은 정겨운 마을이다.
요즘 보기 드문 콩타작하는 모습을 보았다.
타닥타닥 잘 여문 콩들이 세상밖으로 니오는 순간이다.
한그루의 나무는 얼마나 많은 잎을 달고 한 계절을 살아왔는지
가을이 되어 낙엽이 떨어질 때 비로소 보인다.
일반적으로 느티나무는 사방으로 둘레를 넓히는데
600년된 이 느티나무는 하늘로 뻗쳐 올라간 수형이 특이하다
요즘 절대 볼 수 없는 사라진 풍경, 볏짚으로 지붕을 덮고 있다.
지붕일을 하는 동네 어른들이 이 집터는 서울대 3명 연세대 5명을 배출한 명당터라고 소개를 한다.
아마도 동네 자랑을 하는 말로 들린다.
이 동네는 유난히 홍화꽃이 많다.
쌀조청을 만드느라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피고 솥에 눌어붙지 않게 저어주며 땀을 흘리고 있다.
식혜가 졸아들면서 내뿜는 달콤한 내음이 오래전 맛있는 기억을 불러온다.
몇 시간을 졸이고 졸여서 얻어내는 달콤한 조청 한 숟갈
나 어릴적에 고추장을 만들고 강정을 만드느라 1년에 한두 번씩은 조청을 달이던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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