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4
조선을 다스리던 왕들이 잠든 공간이다. 죽어서도 좋은 자리에 묻히겠다던 명당 쟁탈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었다. 수양대군으로 알려진 세조는 그의 신하가? 좋은 명당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어느 날 그 신하를 불러 밤이 늦도록 술을 권하고 쓰러져 자게 한후 금침에 실례까지 하게 한다. 잠이 깬 후 사태를 파악한 신하는 죽을 죄를 고하고 세조는 웃으며 그가 가진 땅을 이야기하자 즉시 세조께 그 땅을 드리겠다고 한다. 지략으로 명당을 차지한 자리가 지금의 광릉이다. 두 봉우리로 갈라져 있는 지형도 특이하고 이전의 왕릉보다 검소하게 조성되었다. 무덤방은 석실대신 석회 다짐으로 메우고 봉분주위에 둘렀던 병풍석도 만들지 않았다. 홍살문에서 정자각으로 가는 참도도 만들지 않았다. 이로서 능을 조성하는데 동원된 인력과 비용을 줄이게 되었다고 한다.
여린 햇살과 맑은 바람과 단아한 창살과 창호지의 담백함이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답다. 지극히 한국적인 미를 맛보네!
둘레길 단풍이 고울거라는 기대는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며 이미 다 사라졌다. 겨울정원 같은 낙엽쌓인 길을 걷고 또 걸었다. 간간히 남아있는 단풍은 그래서 더 고왔다.
어느 해였던가? 강원도 인제를 지나는 산골짜기 냇가에 하얗게 꽃으로 뒤덮인 나무를 보았다. 그 나무가 오월에 피는 팥배나무 꽃이란걸 뒤늦게 알았다. 오, 팥알처럼 작은 배라서 팥배나무였구나! 잎을 떨구지 않았으면 몰랐을 나무 이름이다.
안녕, 가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