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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어쩌라고

by 매화연가 2019. 3. 26.



어쩌라고

 

황여정

 

그땐, 그랬다

개나리 노란 부리도

세상없이 밝고 고왔고

마른 들풀 사이 연둣빛만 봐도

호들갑이었다

온몸의 피돌기가 돌았고

기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그랬다

이 계절의 환희 앞에

침묵하는 것은 무기력이고

감사할 줄도 모르는 오만이라고 했다

 

그런데, 어쩌라고

겨울나무처럼 빈 고요가 좋은데

명상하듯 저 혼자 부르는 노래가 편한

이 시간을 밀어내고 배시시

고개 쳐들고 웃는

저 환장할 웃음 앞에

어쩌라고

 

막이 오르자

틈새마다 쑥덕거리는 몸짓

와와 손잡고 달려 나오는

별보다 더 반짝이는 반란의 계절 앞에

 

,

어쩌란 말인가

 

2019.3.16.,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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