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닿다
황여정
불로동 고분군에 가면
1000년의 시간만큼
느슨해진 능선 몇 가닥이
바람을 끌고 간다
어항 속 물고기처럼
지느러미를 흔들며 숫자 속
사라진 그때를 따라 걸어간다
1000년 전의 죽음
죽음 이전의 삶
이 동네
늙지 않는다는 不老
단편적인 단어만 무성하다
도무지 닿지 않는 생각의
지느러미는 짧다
100년이라는 시간 속에 시시각각
저장된 이미지
를 끌고 가는 일, 그것을
삶이라고 한다면
아, 밤낮으로
생각이 난다는 건
함께한 시간이 시시각각으로
play & stop 하는구나
그때
혹은 그대
2019.3.1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