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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생각이 닿다

by 매화연가 2019. 3. 26.




생각이 닿다

 

황여정

 

불로동 고분군에 가면

1000년의 시간만큼

느슨해진 능선 몇 가닥이

바람을 끌고 간다

 

어항 속 물고기처럼

지느러미를 흔들며 숫자 속

사라진 그때를 따라 걸어간다

1000년 전의 죽음

죽음 이전의 삶

이 동네

늙지 않는다는 不老

단편적인 단어만 무성하다

 

도무지 닿지 않는 생각의

지느러미는 짧다

100년이라는 시간 속에 시시각각

저장된 이미지

를 끌고 가는 일, 그것을

삶이라고 한다면

 

, 밤낮으로

생각이 난다는 건

함께한 시간이 시시각각으로

play & stop 하는구나

그때

혹은 그대

 

 

2019.3.1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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