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10:00. 이르쿠츠크로 돌아오다
꿈같은 시간들이 흘러서 바이칼에서의 이튿 날 아침을 맞이 했다.
모든게 아쉽다. 몸과 마음이 얼음처럼 투명하게 맑았던 시간들이 다 흘러 갔다.
이르쿠츠크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자고 나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다시 한 번 더 올 수 있을까?
다시 와서 한 일주일 정도 후지르 마을에서 민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아무튼 희망사항을 남겨 두고 후지르 마을을 떠난다.
저 색다른 풍경을 뒤로한 채 떠난다.
처음보다 다소 적응된듯 가뿐하게 공기 부양선에 올라탔다.
세상에 둘도 없는 얼음위를 달리는 공기 부양선을 타고 육지에 내려서 이르쿠츠크로 가는 버스에 탑승을 했다.
샤르후따 선착장에 대기 중인 전용 버스.
다시 이르쿠츠크까지는 6시간 정도 걸린다
횡단열차를 타고 오면서 보고 싶었던 설원의 풍경이 이르쿠츠크로 가는 버스 차창을 통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시베리아에서 가장 보고 싶어하는 설원의 자작나무 풍경.
그 풍경이 끝나갈 즈음에서 친절하게도 버스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눈밭에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보도록 배려를 해 주었다.
흔적을 지우지 않고 겨울을 나는 이 풀들의 생존이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죽어도 쓰러지지 않는 마른 풀대궁. 봄이 오면 다시 피어날 자신의 영토를 지키는 인고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눈밭에는 모든 생명들이 그렇게 자신을 인내하며 봄을 기다리며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간다
매 끼니마다 제공되는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구명숭숭 뚫린 식빵은 마치 어린 시절 소다로 부풀려서 쪄 먹던 밀가루 빵과 닮았다.
손으로 뜯어 먹으며 다시 브리야트족에 대한 친밀감과 동질감을 느낀다.
으깬 감자의 데코레이션이 보기 좋다. 감자와 고기 볶음이 메인 요리다. 감자는 거의 매끼니 마다 나오고 고기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가 번갈아 가며 나온다
아름다운 사랑과 전쟁사에 얽힌 영화 <제독의 연인>의 실존 인물 알렉산드르 콜차크(1874-1920)제독의 동상
예까쩨리나 묘가 있는 즈멘스키 수도원
전쟁과 평화의 실제 모델인 데카브리스트 발콘스키의 생가
발콘스키가에서 받은 옷장 번호표.러시아는 모든 건물마다 입구에서 외투를 벗어서 맡긴다. 두꺼운 옷이 실내에서 움직이기에 불편하기 때문에 생긴 풍토가 아닐까?
발콘스키 기념관에는 그 시대의 귀족들이 입던 옷과 가구와 생활 양식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귀족의 신분을 박탈당하고 시베리아 유형지까지 남편을 따라와서 고생한 데카브리스트 여인들을 기념하는 공원
러시아의 파리라고 불리는 이르쿠츠크 시내 모습
화재로 소실된 전통 목조가옥을 재현한 130번가의 카페거리
2차대전 승전 기념 승리광장과 영원의 불꽃
이르쿠츠크 폴란드 카톨릭 성당에서 음악 연주회. 이곳에서 이 지방의 작곡가이자 파이프 오르간 연주자의
연주를 들으며 이번 여행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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