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4. 입춘
12시 임당역에서 출발이다
길은 한적하다.
명절이 지난지 얼마되지도 않았거니와
별다른 꽃소식도 없으니 아직 한적할 수 밖에 없다
한파와 눈이 몰아칠거라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차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스하다.
2월에 만나는 풍경은 늘 마음이 애잔하다
잎떨군 나무들이 기도하듯 수행하듯
겨울을 보내는 고요와 적막이
다시 수런거림으로 북적여야 한다는 생각이
왜 내게는 슬프게 다가올까
겨울이라기에는 눈발이 날리는 냉기를 잃었고
봄이라기에는 꽃이피어나는 온기가 모자라는
경계선상의 계절이 2월이다
그렇게 마음아린 2월도 눈속에서 꽃눈을 키워낸
매화가 피어나고 매화꽃 만나러 가는 길은 마음이 설레인다
통도사 자장매가 피었다는 소식이 있다
몇 해전에 눈부신 아침 햇살속에 환하게 피어난
자장매를 만났다
문살과 기와 지붕과 매화를
번갈아가며 아웃포커싱으로 렌즈에 담았다
영롱한 빛과 홍매의 화려함이 잘 어우러진 하루였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빛이 좋지 않지만 살짝 스치는 햇살 한자락에
꽃이 반짝 웃기도 한다
온종일 사람들이 자장매앞으로 모여든다
세월을 안고 해마다 피워올리는 꽃에 대한 경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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