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오드리 햅번
공광규
우리가
정말 아름다운 오드리 햅번을 만난 것은
<로마의 휴일>에서가 아니라 아프리카에서였다고
문화일보 1996년 10월 21일자
32면에
‘고객과 함께 하는 세계로 미래로-삼성’이
전면 이미지 광고를
냈다
흰머리 쭈그렁탱이 할머니가
아프리카나 어느
나라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인간 막대기를 안고
세상을 슬프게 응시하고
있다.
영풍문고판 48쪽에 실린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탱탱한 몸매로 번
재산을
기아의 아가리에 털어 놓고서야 천사가 되다니
피부가 헌 가죽부대처럼 쭈글쭈글 해져서야
아름다워지다니
평생을 거쳐 아무도
아무것도
제대로 사랑해보지 않은 나는
언제 나에게서
해탈하여
이 할머니처럼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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