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9.1. 유등지
연꽃은 8월 중순에 만개한다
이 여름 뭐 하느라
8월이 다 가도록 연지에 한 번 들리지못했나?
요 며칠 비가 잦다
비오는 연지는 얼마나 정겨운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비가 자욱하게 내리면 연지는 안개속에 젖어들고
꽃과 잎은 애무하듯이 서로 몸을 부빈다
선명하지 않아 부드럽고 강렬하지 않아 포근한 연지를 상상하며
유등지로 갔다
그러나 가는 동안 어느 새 비는 그치고 늦여름의 햇살이 따끈하다
어떤 꽃이거나 처음 피기 시작할때는 그 주변이 활기차다
꽃 색이나 기운이 싱싱하지만 끝물이 되어가면 잎이나 꽃의 형채도 지저분하고 색도 윤기를 잃는다
9월의 유등지
연곷보다 연밥이 더 많다
잎새뒤에 간간이 피어있는 연꽃 몇 송이
막내처럼 아련하다
그래서 더 정겹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