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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사진과 글

초록의 배려속에 만나다

by 매화연가 2015. 6. 11.

2015.06.10 영주 부석사에서

 

 

 아침을 여는 새들의 소리처럼

겨울 잠을 떨치는 나무들도 소란스럽다 

나무들이 펼치는 첫 인사!  꽃보다 아름다운 잎새들의 어울림

골짜기 담채색 풍경을 쫓아가느라 나의 봄은 늘 바쁘고

오월이 지나면 천지에 가득한 녹음앞에  나도 잠겨든다

묵묵하다

아무런 치장도 않는다

단근질같은 햇살아래 견딜뿐이다

여름을 지나는 나무들은 하안거 들어간 절간같다

그 고요속에 만나는 영주 부석사

세월의 깊은 뿌리가 녹음속에 묵직하다

 

 

 

희노애락을 걸러낸듯 담담한 기왓장이며

완강함을 비켜간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지붕의 곡선

바람에 절여진 나무기둥들의 투박한 이야기 모두가

초록의 배려속에 오롯이 드러나는 한나절

 

누군가를 위해 배경이 될 수 있다는 건

저 초록처럼 편안함이다

누군가와 만날 수 있다는 건

간결하고 고요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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