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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 /내가 좋아하는 시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문태준

by 매화연가 2013. 5. 23.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문태준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길을 가다 우연히 갈대숲 사이 개개비의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 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
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 개 부드럽고 말갛고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면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나의 말은

 


막 껍질을 깨치고 나올 듯

 


작디작은 심장으로 뛰고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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