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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무장사지 삼층석탑

by 매화연가 2011. 12. 20.

 

 

 

 

무장사지 삼층석탑

 

 

황여정

 

 

암곡 골짜기 흐르는 물소리

억새 꽃 바람에 스치듯

정겨움 더하는 무장봉 오르는 길

 

 

천 년 전 평화를 꿈꾸던 옛 절터는

나뭇등걸로 흔적만 남아있는데

석탑 찾는 눈길 서두르지 않아도

사립문 사이로 살포시 고개 내밀며

기다리던 손님 반기는 시골 아낙 같은 모습

언제부터 기다려 왔을까

고개 내밀고 손 내밀어 반기는 저 몸짓

 

 

아니 가까이 다가가니

아낙은 어디가고

단아한 기상에 겸양을 더한 선비의 자태

아낙으로 반기더니 선비로 매무새를 고치고

마주앉아 담소라고 나누자는 듯한 모습

마을 어귀 들어서면

어디서나 마주치는 우리네 선민같은 몸짓

 

 

삼국통일의 위업은

수많은 눈물위에 세워졌고

눈물자국 핏자국 서린 무기 땅에 묻어

세세연년 평화를 염원하던 무장사지 삼층석탑

천년의 풍상에 흔들리지 않고 지긋하게 서 있다

 

 

 

무장사지 삼층석탑 : 보물 제126호, 경북 경주 암곡동 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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