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자국/시

울릉도 선착장

by 매화연가 2010. 5. 25.

 

 

울릉도 선착장

 

황여정

 

물리적인 힘으로 본능을 닫고

먼 항해를 시작하는 배

 

흔들림을 참을 수 없어

등을 눕히고 머리를 바닥에 대어본다

잠시 잠들어 누리는 평안도

울렁거림 앞에 속수무책으로 속을 비워내고

애틋한 독도사랑이 뱃멀미와 치환한다

성인봉의 환희가 뱃전의 포말처럼 흩어진다

 

우리가 찾고자하는 것은 늘

그 만큼의 고통과 맞바꿈 하는

흔들림의 다리건너라든지

비바람의 거친 숲 속이거나

또는 어두운 밤길 같은 곳이라든지

하는 생각을 잊고 있었네

 

푸른 너울 덩실덩실 치솟는 길

맨살의 몸체로 뚜우뚜우 울음을 참아내더니

목젖까지 차오른 멀미 뱃머리 땅에 박고

왈칵왈칵 쏟아낸다

 

생필품, 여행용품, 마른 반찬, 뭍의 냄새

 

 2010.2.21.11.36

'발자국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은   (0) 2010.07.28
웃음  (0) 2010.05.31
눈을 뜨면 그립다  (0) 2010.05.20
마른 슬픔  (0) 2010.05.19
내 마음의 중심에  (0) 2010.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