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자국/시

내 마음의 중심에

by 매화연가 2010. 5. 17.

 

 

 

 

내 마음의 중심에

황여정


겨울나무
쉬이 버릴 수 없는 생명의 일부
무성하던 잎 다 떨구고
마른 가지로 살아 갈 수 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의 통로가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었나

그러했나

나무들이 봄이면
병아리 노란 부리같은 새순을  쏟아 내라고
무성한 잎으로 한여름 더위에 침묵하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의 통로가 그 중심에서 그렇게 하나

가뭄에 말라
질기디 질긴 심만 남아 있는
거친 풀대궁 같은 내 속에서
마른 가지로 겨울을 버티게하고
봄이면 새순으로 다시 태어나게 할  
내 마음의 중심에서 나를 움직이는 이여

 



사진 해당화 2010.5.15. 오후 4시경  대동배로에서

'발자국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을 뜨면 그립다  (0) 2010.05.20
마른 슬픔  (0) 2010.05.19
뿌리, 그것은 그리움의 줄기다.  (0) 2008.08.16
꽃밭에서  (0) 2008.05.13
흐린 날의 햇살처럼  (0) 200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