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중심에
황여정
겨울나무
쉬이 버릴 수 없는 생명의 일부
무성하던 잎 다 떨구고
마른 가지로 살아 갈 수 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의 통로가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었나
그러했나
나무들이 봄이면
병아리 노란 부리같은 새순을 쏟아 내라고
무성한 잎으로 한여름 더위에 침묵하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의 통로가 그 중심에서 그렇게 하나
가뭄에 말라
질기디 질긴 심만 남아 있는
거친 풀대궁 같은 내 속에서
마른 가지로 겨울을 버티게하고
봄이면 새순으로 다시 태어나게 할
내 마음의 중심에서 나를 움직이는 이여
사진 해당화 2010.5.15. 오후 4시경 대동배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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