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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흐린 날의 햇살처럼

by 매화연가 2008. 5. 2.

 

흐린 날의 햇살처럼

 

황여정


어둠에 잠긴 터널지나  
갑지가 다가선  빛살처럼  눈이 부신 말
널 사랑해

때로 힘없이 늘어져 있던
모든 세포들이 순식간에 물기 올라 생기나는 말
넌 할 수 있어  

흑백 사진속의 형체들이
각각의 제 빛깔 천연색으로  되살아나는 말
참 잘했어

당신의 말 한마디에
흐린 날의 햇살처럼 마음이 밝아지고

당신의 말 한마디에
가뭄속의 단비처럼 온 몸에 힘이 솟아나고

당신의 말 한마디에
푸른 창공을 날아가는 한 마리 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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