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바라보면
글/황여정
널 바라보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아직도 눈동자속에는
골목길 개구장이 같은 장난기가
간간이 웃음치고
소꿉놀이에
해 빠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어린날의 열정처럼
삶의 허기를 일로 채워 나가는 네가
나는 즐겁다.
내가 만나는 사람 모두들
나이테 두께만큼 굳어진 표정으로
서로의 거리를 재며 살아가는데
널 바라보면
비오는 날 연잎위의 물방울같이 맑고
저녁 하늘 스치는 바람같이 부드럽고 신선해서
나는 즐겁다.
해가 저물면 돌아올 집이 있어서
마음 편안하듯이
때로 헝클어져 어지러운 마음
헤매지 않고 들어설 수 있게
열어둔 방 하나 있어
나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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