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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널 바라보면

by 매화연가 2007. 3. 21.

 

 

 

널 바라보면

 

글/황여정


널 바라보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아직도 눈동자속에는  
골목길 개구장이 같은 장난기가 
간간이 웃음치고

소꿉놀이에
해 빠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어린날의 열정처럼
삶의 허기를 일로 채워 나가는 네가
나는 즐겁다.

 

내가 만나는 사람 모두들
나이테 두께만큼 굳어진 표정으로 
서로의 거리를 재며 살아가는데

널 바라보면 
비오는 날 연잎위의 물방울같이 맑고
저녁 하늘 스치는 바람같이 부드럽고 신선해서
나는  즐겁다.

해가 저물면 돌아올 집이 있어서
마음 편안하듯이
때로 헝클어져 어지러운 마음
헤매지 않고 들어설 수 있게
열어둔 방 하나  있어
나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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