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3.22.
오죽헌에 있는 율곡매의 개화 소식을 전혀 접할 길이 없었다.
올해는 열흘쯤 앞당겨 오는 꽃 소식이기에 3월 말경으로 예정한
일정을 일주일 앞당겨 왔다. 작년 소식에 의하면 세 개의 가지중
오른 쪽 두 개의 가지는 이미 작년에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고 한다.
간혹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연분홍의 만개한 율곡매는 생육 상태가
아주 좋을 때 촬영해 놓은 사진들이었다.
오죽헌에 들어서자 말자 마음이 다급해 진다. 궁금하다. 꽃 상태가
그러나 담 너머로 보이는 율곡매에서는 꽃 그림자도 어른거리지 않는다.
아직 덜 핀건가 못 핀건가 궁금증을 참으며 올라가보니 아니,
꽃이 다 진거다. 도대체 남쪽보다 더 빨리 피다니, 그리고 져버리다니...
아쉬운 마음에 화가 났다. 얼마나 별르고 왔던가. 아직 화엄매도 자장매도
만개하지 않았는데 북쪽 강릉 율곡매가 먼저 피어서 지기까지 했다니...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달려왔는데, 참으로 아쉽다.
마른 가지 하나도 600년을 견디어온 그 세월 만큼 소중했다.
꽃 진 자리도 자리마다 아픔이 배인다.
하늘하늘 꽃 송이를 달고 피어있었을 그 시간을 생각하며
애틋한 마음을 멈출 수가 없다.
아, 율곡매
아름답기야 5~60년된 매화나무의 꽃들이 싱싱하고 화사할텐데 율곡매는 그런 아름다움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장매나 화엄매나 선암매와 다른 기상이 엿보인다.우선 등걸이 굵고 힘차다. 꽃의 크기도 일반 매화보다 훨씬 크다.
매창이 그렸다는 매화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묵은 등걸위에 피워 올리는 꽃이 크고 힘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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