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팔다
황여정
11월이 저물어 가면
노을도 장작불처럼 붉게 타오른다
술향기처럼 익어가던 숲은
단풍을 걸러내고 나무는
점차 빈약해 지는데
어쩌자고 나는
우물처럼 자꾸 깊어만 가는지
아직은 마지막이 아니라는 여유는
변명이고 억지처럼 매달려
빈 들녁에 눈물을 쏟는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바람을 타는
마음은 자주 흔들리고
아프다 12월이 오기전에
이제 그리움을 팔아야겠다
술과 노래로 치장한 시간들이
허물어지고 삭아내리는
이 아득한 계절
뼈대만남은 나무들에게
내 그리움을 전매한다
2018.12.10. 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