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5.
선암매가 기다리고 있을까?
3월 말에서 4월 초 이러저러한 일들로 바삐 헤매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나선 길이 오늘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 연인이라면 어떤 미소로 맞아줄까?
그런 설렘으로 선암매를 만나러 간다
명옥헌부터 들러서 담양의 매화를 보고
저녁에는 선암사에서 산사의 적막과 매향의 향기에 몸과 마음을
호사시키리라 생각하며 떠난 길은 잔뜩 흐려있고 비까지 온다고 한다
그래도 어쩔꺼나
비에 젖은 봄풍경도 얼마나 운치 있을까
마음속으로 위안을 삼는다
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해마다 가장 늦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명옥헌 홍매
여름 배롱꽃으로 알려진 명옥헌은 매화를 찾는 사람이 없어 고즈늑한 분위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어 좋다
반갑다 매화야
명옥헌 가는 길에 노란 수선화가 먼저 말을 건넨다
지실마을 매화
몇 송이의 꽃망울과 앙상한 가지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는 말을 속으로 되뇌인다
지실마을 와룡매
주인장께서 정성껏 보살핀 덕인지 꽃망울이 무성하다
시기를 놓쳐서 이미 꽃이 지고 있지만 그래도 풍성한 모습을 보니 한결 마음이 푸근하다
매화나무에 꽃 그림자지고 없는 날
때를 챙기지 못한 마음을 숫하게 질책하며 서둘러 선암사로 왔다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