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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아마도

by 매화연가 2016. 4. 10.




아마도

 

황여정

 

봄꽃 눈부신 날

대가야축제장에 갔다

시골 5일 장날처럼

볼거리 먹을거리 넘쳐난다


온 동네 울리는 노랫가락 뒤로하고

박물관 뒷산으로 올라가니

여기 또 하나의 동네

능선 따라 크고 작은 봉우리

2000년 전 대가야인들이 잠든 고분군

 

봄풀은 푸르고 능선은 완만하고

발길은 자꾸 저 꼭대기까지 길을 이끌고

아하,

내 전생 언젠가 여기서

이 동산에서 소꿉놀이 술래잡기 하던 곳인가

손에 손잡고 이 골 저 골 꽃구경 가던 곳인가

낯선 이곳이 이리도 정겨운 것은

전생 언젠가 기억속의

그 하루가 나를 이끌었다 생각한다

 

때로는

처음 본 사람이 낯익은 듯 편하고

낯선 동네가 낯설지 않듯이

꽃바람 솔바람 호젓한

이 길을 오른 것은

아마도

우연이 아닌 듯


봄바람이 살갑다

  

2016.4.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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