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황여정
봄꽃 눈부신 날
대가야축제장에 갔다
시골 5일 장날처럼
볼거리 먹을거리 넘쳐난다
온 동네 울리는 노랫가락 뒤로하고
박물관 뒷산으로 올라가니
여기 또 하나의 동네
능선 따라 크고 작은 봉우리
2000년 전 대가야인들이 잠든 고분군
봄풀은 푸르고 능선은 완만하고
발길은 자꾸 저 꼭대기까지 길을 이끌고
아하,
내 전생 언젠가 여기서
이 동산에서 소꿉놀이 술래잡기 하던 곳인가
손에 손잡고 이 골 저 골 꽃구경 가던 곳인가
낯선 이곳이 이리도 정겨운 것은
전생 언젠가 기억속의
그 하루가 나를 이끌었다 생각한다
때로는
처음 본 사람이 낯익은 듯 편하고
낯선 동네가 낯설지 않듯이
꽃바람 솔바람 호젓한
이 길을 오른 것은
아마도
우연이 아닌 듯
봄바람이 살갑다
2016.4.1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