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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 /내가 좋아하는 시

흰 웃음소리/ 이상국

by 매화연가 2012. 6. 18.

흰 웃음소리/ 이상국

 

 

내가 한 철 인제 북천 조용한 마을에 살며

한 사미승을 알고 지냈는데

어느 해 누군가 슬피 울어도 환한 유월

그 사미는 뽕나무에 올라가 오디를 따고

동네 처자는 치마폭에다 그걸 받는 걸 보았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은 바람이 다 집어 먹고

흰 웃음소리만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북천 물소리가 그걸 싣고 가다가

돌멩이처럼 뒤돌아보고는 했다

아무 하늘에서나 햇구름이 피던 그날은

살다가 헤어지기도 좋은 날이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온몸이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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