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부지와 철부지
기사입력 | 2012-03-29
시간은 하늘의 도(道)다. 계절이 바뀌고 매화가 피는 것도 시간의 마디(時節)이다. 24개의 시절이 바뀌면서 춘하추동이 순환한다. 시간은 맑은 샘물이고 우주의 발걸음이다. 생명을 위한 신의 선물이고 가능태의 여의주다. 천지가 인간에게 보여주는 무형의 경전이다.
벚꽃이 피는 것을 보면 누구나 봄인 줄 안다. 그걸 모른다면 철을 모르는 '절부지(節不知)'다. 따라서 절부지는 철부지다. 철부지의 어원이 절부지(節不知)에서 왔다. 바꾸어 말하면 시절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란 뜻이다. 그런 절부지가 무엇이 옳은 지 그른 지, 해야 할 일인지 하지 말아야할 일인지를 구분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은나라 마지막 황제인 주(紂)왕은 주지육림 속에서 쾌락을 즐기다 나라를 말아먹게 된다. 목숨을 걸고 간언하던 삼촌과 형제까지 죽였다. 권력과 탐욕에 눈이 멀어 세상을 헤아리지 못한 절부지다. 주(紂)왕의 온갖 학정은 자업자득이 되어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사가들은 주(紂)를 죽인 것은 천하의 민심이라 했다.
북한정권이 지난 달 북미간의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면서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한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만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나라이다. 많은 북한 동포들이 굶주리거나 아사하고, 목숨을 건 북한탈출로 국제사회의 난민이 되고 있다.
이 미사일이면 2년 치의 쌀 부족분이 날라 가는데도 북한정권은 핵개발로 체제유지에 급급하고 있다. 편향된 이념으로 국제정치의 흐름과 상식을 도외시한 경우로 보인다. 북한은 끊임없이 대남도발을 이어왔다. 무장공비를 남파했고 KAL기 폭파로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었으며 아웅산 테러로 우리나라 각료들이 순직했다. 2년 전 이맘때는 우리해군 함정을 폭침시켜 46명의 우리국군이 산화했다. 유가족의 슬픔은 필설로 형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부 정치인들의 풍향계도 예사롭지 않다. 이른바 북한 퍼주기는 북한동포를 구제하기는커녕 핵개발을 부추겼다는 의혹도 있다. 더구나 미사일을 쏘아대고 천안함 폭파사건을 보고도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는 정치인도 있다. 최근, 제주도에 건설하는 우리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한 정신 나간 사람도 있다. 그들이 과연 우리나라 국민인지 의심스럽다.
이번 미사일발사가 19대 총선에 출마한 친북세력에게 표를 모아주려는 정치적 음모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북한정권을 두둔하거나 북한 동포의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정치인들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가정체성을 거부하는 편향된 사상을 가진 자라면 유권자는 투표를 통해 심판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시가 민주공화국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법(法)이란 물수(水)자와 갈 거(去)자의 합성어이다. 매사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야하고 물의 본래특성도 변함이 없다. 정치를 보는 유권자의 안목과 잣대도 이와 같아야 할 것이다.
마침 26일부터 세계50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핵 안보정상회의가 열린다. 핵을 들고 위협을 일삼는 자가 있다면 세계가 제재할 것이다. 시절(時節)을 모르는 철부지이기 때문이다. ⓒ 경북일보 & kyongbuk.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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