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이 바꾼 인생, 장사익 - 소리꾼 장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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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의 마지막 공연
그의 꿈을 물어볼 차례다. 그는 몇년 전에 보았던 노대가(老大家)의 마지막 공연을 떠올렸다. 죽음을 앞둔 어느 한국 무용가가 제자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공연에 나섰다. 막이 오르자 조명이 들어왔다. 무대 가운데 의자가 놓였다. 제자들이 무용가를 부축해 무대로 올려놓았다. 관객은 숨 쉬기 힘들었고 무용가는 서 있을 기력조차 없었다. 그는 결국 의자에 앉았다. 천천히 음악이 흘렀다. 대가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움직임도 못했다, 관객이 웅성거리고 음악이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 노대가는 고개를 번쩍 하고 들었다..
그리곤 양 손을 날개처럼 쭉 하고 펴더니 아름다운 춤사위를 단 한번, 덩더쿵 하고 보여줬다. 보는 이들이 아! 하고 탄식을 내지르는데 무용가는 의자를 붙잡고 무대에 쓰러졌다. 그걸로 끝이었다. 장사익은 공연을 보고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했다. “70살이 넘고 80살이 넘으면 꼬부랭이가 되고 힘도 없겠죠? 그래도 욕심은 90살까지 하는 거예요. 무대에서 비틀비틀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어떤 노래를 부를까 생각하면 너무나 신비롭고 기대됩니다.” 이게 바로 소리의 바다, 그 깊은 곳에 빠져 행복한 장사익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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