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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 /내가 좋아하는 시

낯선 곳/고은

by 매화연가 2011. 10. 18.

            

 

 

   

낯선 곳

  

고은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 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곳으로


떠나라

그대 온갖 추억과 사전을 버리고

빈주먹조차 버리고


떠나라

떠나는 것이야말로

그대의 재생을 뛰어넘어

최초의 탄생이다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