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3.20. 11시30분 집에서 출발
어제는 봄비가 종일 내리더니 오늘은 잔뜩 하늘이 흐리다.
겨울추위속에서 1년을기다려온 매화 꽃망울이 봄볕에 피어나는 길은 언제나
멀고 험하다. 돋을볕처럼 환하게 하늘이 열리다가, 얇은 옷자락을 시샘하듯 사나운 바람이 몰아치다가,
꽃샘추위로 화들짝 몸을 움츠리게 만들더니 요즘은 아예 눈까지 펄펄 내린다.
봄 날 매화꽃 피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은 2월 말경부터 두근거린다. 어디서 매화소식이 없나하고
블로그며 카페를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다보면 순천 낙안읍성근처에 있는 금둔사 납월매 소식을 가장 많이 접한다.
납월매화! 가장 춥고 긴 동지섣달 추위 속에 홀연히 꽃망울을 터뜨리는 그 청아함이 어떨까?
작은 꽃술이 뿜어내는 귓속말 같은 매화향기는 얼마나 조근조근 스치듯 스며들까?
매화꽃 그늘에 앉아 꽃비라도 맞으면 그 황홀함은 복에 겨워 하늘을 날지 않을까?
그 아름다운 순간을 상상하며 찾아간(2018.2.26) 납월매는 지난겨울이 너무 추웠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듯
꽁꽁 입을 다물고 피지 않았다. 아무렴 첫 걸음에 쉬이 만남을 허락하겠나...
아쉬운 마음을 접고 3월에(3월19일) 다시 오기로 하였으나 19일은 비가 많이 내려서 다시 하루를 늦추어
그 다음날(3월20일) 금둔사로 출발을 했다. 하늘이 잔뜩 흐렸지만 더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늦게 집을 나섰다.
금둔사에 도착하니 꽃은 피어 흐드러졌지만 절간은 너무 조용했다.
그 많은 상춘인파도 없고 오롯이 대웅전만 매향 속에 잠겨있다.
꽃 절!! 그렇다 금둔사 만큼 사방이 매화꽃 속에 둘러싸인 절간도 없으리라.
대웅전을 바라보고 걸어가면 제일 먼저 홍매화 한 그루가 온몸으로 꽃등을 달고 반긴다. 한걸음더 나아가면 좌측에 다시
홍매화가 두 그루 피어서 붉고 대웅전 마당을 지나면 백매화와 홍매화가 바람결에 온몸으로 향을 뿜으며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고개를 들면 동백과 백매가 어우러진 장독대가 있고 좌우로 매화꽃길이 눈길을 끈다.
넓지 않은 절터에 축대를 따라 올라가면 담장 따라 매화가 늘어선 절간은 조용해서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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